몸에 넣는 태양전지 개발…피부 안에 들어가 전력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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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된 유연한 인체삽입용 태양전지를 간단한 피부 시술을 통해 쥐 피하에 삽입하는 사진(좌측), 인체삽입용 태양전지를 피하에 삽입 후 절개한 피부를 봉합한 직 후 모습과 삽입 시술 후 봉합선을 제거하고 2주 뒤 상처가 치유된 모습(우측)

우리 연구진이 피부 안에 넣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기존에 유럽에서 발표된 `딱딱한 삽입용 태양전지`는 사람이 움직일 때 피부가 찢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해 부러지지 않고 휠 수 있는 성질을 띤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인체 삽입용 태양전지는 햇빛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재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실시간 혈당 분석기 등 체내 헬스케어 기기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은 박막 구조의 유연 태양전지를 피부 안에 넣어 심박조율기와 같은 인체 내 의료기기에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인체삽입용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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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피부 밑에 안정적으로 정착된 유연 인체삽입용 태양전지가 태양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좌측), 피부 밑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된 유연한 인체삽입용 태양전지를 구부렸을 때 피부와 같이 유연한 특성을 보이는 모습(우측)

연구팀은 전등으로 얇은 피부를 비췄을 때 빛의 일부가 피부를 통과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인체 내 흡수된 빛을 피부 속 태양전지가 전기에너지로 바꿔 인체삽입용 전자기기를 지속적으로 구동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빛을 최대한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려면 태양전지는 얇은 피부층 아래에 삽입돼야 한다.

기존 태양전지는 두껍고 깨지기 쉽다. 피하에 넣으면 몸이 움직이면서 파손돼 성분이 몸 속으로 노출되거나 피부에서 분리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피부처럼 유연한 특성을 갖도록 고성능 태양전지를 딱딱한 기판에서 박막(6~7㎛) 형태로 분리했다. 태양전지를 필름에 결합해 얇고 유연한 인체 삽입용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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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밑에 정착된 유연 입체삽입용 태양전지를 피부 층과 함께 쥐에서 분리한 모습. 쥐의 피부와 같이 인체삽입용 태양전지도 유연함을 보이고 있음.

살아 있는 생쥐에 넣고 실험해보니 순수 태양전지 면적인 0.07㎠ 이내에서 직류전류로 647마이크로와트의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소형 충전지, 유연한 심박조율기와 결합해 태양광이 없어도 태양전지에서 충전된 배터리로 전력 공급이 가능한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에 보고된 체내 전력 생산량과 비교했을 때 수십에서 수백 배에 이르는 수치로, 하루 약 2시간 정도 발전으로 현재 상용화 된 심박조율기를 24시간 구동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크기 조절이 쉬운 구조라 태양전지 발전시간을 더욱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피부가 그을리거나 타는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더라도 인체 내 전력 생산량은 비슷하게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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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와 결합된 유연 인체삽입용 태양전지를 쥐에 삽입. 태양전지에 조사된 유사 태양광을 통해 생성된 전력으로 LED가 구동되고 있음.

이번 기술은 실시간 혈당 분석기, 질병 진단 센서, 혈액 분석 센서 같은 다양한 인체 삽입 기기의 발전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체내 지속적인 전력 공급 부재로 5~7년마다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필요한 주기적인 수술의 고통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사람 피부는 쥐 피부보다 두껍기 때문에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좀 더 넓은 면적의 유연한 인체삽입용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이종호 교수는 “유럽에서는 돼지 실험으로 발표했는데, 우리가 개발한 것은 유연성이 더 높아 피부가 찢어지는 문제가 없다”며 “더 많은 임상실험을 통해 사람에게 적용하고 기술을 보완하고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 개인연구, 우주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고 헬스케어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터리얼스에 지난 4일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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