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라우터(에그) 시장이 다시 활황으로 돌아섰다. 와이파이 접속이 어려운 야외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사용하는 이용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통신사가 앞다퉈 새로운 에그를 내놓자, 제조사 매출도 늘고 있다.
국내 모바일 라우터 시장 1위 사업자인 인포마크는 지난해 롱텀에벌루션(LTE) 기반 모바일 라우터 매출이 229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155억원에서 2014년 134억원으로 감소한 매출이 지난해 급증했다. 모바일 라우터 판매가 활발했던 2012년 매출 241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인포마크는 국내 모바일 라우터 시장 6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모바일 라우터 시장이 4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2014년 300억원보다 100억원 정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시장 자체도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모바일 라우터 시장 확대는 이용자 데이터 사용 패턴이 변화에서 비롯됐다. 대학생과 파워블로거 등 젊은 세대가 모바일 라우터를 많이 구매한다는 설명이다. 카페 등 야외에서 인터넷을 접속하는 사례가 많지만 공동으로 쓰는 와이파이는 접속이 불안정하고 속도가 빠르지 않다.
젊은 세대는 이같은 한계를 모바일 라우터 이용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동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수요 증가의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SK텔레콤 LTE 서비스 10GB를 모바일라우터(T포켓파이M)로 사용하면 월 1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11GB LTE 데이터를 테더링·모바일 핫스팟으로 쓰려면 월 5만9900원(밴드데이터59 요금제)을 내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 무제한에 기본 데이터를 제공하는 2만9900원 요금제를 선택하고 LTE 에그를 1만5000원에 사용하면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쓰는 요금보다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통신비 부담을 느끼는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사 간 모바일라우터 경쟁도 시장 확대에 한 몫했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이 LTE 모바일 라우터 사업을 시작하면서 모바일 라우터 가입자 확보 경쟁에 불을 붙였다.
KT도 지난달 모바일 라우터 신제품을 출시하며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주요 모바일 라우터 통신 방식이 와이맥스에서 LTE로 전환한 것도 시장이 다시 성장하게 된 요인이다. 지난 2014년까지 판매된 모바일 라우터를 주로 와이맥스를, 2015년 이후에는 LTE 방식을 사용한다.
모바일 라우터 제조사 간 성능 경쟁도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보조 배터리·무선 충전 기능 등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부터 줄어들었던 모바일 라우터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며 “다양한 기능과 성능으로 제품을 찾는 젊은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