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초점] 정채연의 일탈, 일주일만에 ‘국민프로듀서’를 바보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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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모두가 예견했던 일이었다. 1년의 시한부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데뷔한 지 1주일 만에 멤버 정채연이 잠정 탈퇴했던 다이아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아이오아이의 라디오 스케줄에 참여하지 않고 다이아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제주도로 떠났다.

정채연은 지난해 데뷔한 다이아 멤버로 MBK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그는 멤버 기희현과 함께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와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싶다고 밝혔다. 활동 경험과 인지도가 있었던 이들은 타 연습생보다 이름을 알리기 수월했고, 이는 곧 국민 투표에서 드러났다.

아쉽게도 두 멤버 중 정채연만 아이오아이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4일 두 번째 데뷔 신고식을 마쳤다. 하지만 데뷔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다이아 재합류 소식이 전해졌다.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제 막 데뷔한 아이오아이의 활동에 찬물을 뿌린 격이다. ‘프로듀스 101’ 최종회에서 21만 5338표를 받으며 아이오아이 멤버로 최종 합류하게 된 정채연을 향한 배신감은 커져만 갔다.

아이오아이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YMC 엔터테인먼트는 “정채연의 뮤직비디오 촬영 스케줄은 오래전부터 이야기 돼 있었다”며 “데뷔 앨범 ‘크리슬리스(Chrysalis)’의 공식 활동 기간은 오는 5월 말까지이며, 멤버마다 개인 스케줄을 소화할 권한을 갖고 있다. 정채연이 다른 그룹으로 컴백한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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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MBK 제공

아이오아이 활동 외 다른 개인 일정이 팀 활동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을까. 다수의 가요 관계자들은 “예견된 일이었다. 아이오아이의 폐단이 드러나는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프로듀스 101’에 참가했던 소속사 관계자 A씨는 “‘프로듀스101’을 신인 그룹을 띄우기 위한 마케팅으로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100% 좋은 그림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시청자의 입장으로는 섭섭하다는 마음이 크고, 관계자의 입장에서는 머리 잘 썼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1명의 멤버 중 데뷔조도 있었지만, 경험을 쌓기 위해 참여한 멤버, 아이오아이만 보고 달려온 친구들도 있다. 데뷔 시작과 동시에 개인 활동을 시작한다면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 데뷔부터 확고한 팬덤을 갖고 시작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신감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 B씨는 “우려했던 상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예정된 플랜대로 갈 수 있지만, 팬들과의 약속을 쉽게 보는 것 같다”며 “아이오아이 멤버들도 본인들이 시한부 그룹인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룹 활동을 병행하다 보면 분명히 팀워크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어느 누가 개인 활동에 대한 욕심이 없겠는가”라고 말했다.

당장 6월4일 열리는 ‘드림콘서트’ 라인업에는 아이오아이와 다이아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드림콘서트 주최 한국연예제작사협회는 “포스터에 게재된 라인업이 변동될 가능성이 없다”며 다이아와 아이오아이의 출연을 확정지었다. 예정대로라면 정채연은 각각 다른 멤버들과 두 무대에 오른다.

MBK의 성급한 욕심은 정채연을 이중생활자로 만들었다. 정채연을 아이오아이 멤버로 만들어 준 21만 5338표의 국민프로듀서들은 바보가 아니다. 아이오아이 정채연을 향한 대중들의 관심이 다이아 정채연에게 옮겨질 것이라는 기대는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