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쇼미더머니5'가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쇼미더머니'는 실력 있는 래퍼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물론 ‘쇼미더머니’는 방송 때마다 숱한 논란도 같이 일으켰다. 출연자들에 대한 형평성은 물론 Mnet 특유의 ‘악마의 편집’도 늘 비난의 대상이 된다. 힙합의 대중화에 앞장섰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힙합이 아닌 화제에만 초점을 둔 ‘수박 겉핥기식 힙합’을 어설프게 알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도 수많은 지원자가 ‘쇼미더머니’에 몰린다. 출연 자체로 관심을 받을 뿐 아니라, 우승 후 확실한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 1 우승자 로꼬, 무명 연습생에서 힙합계 아이돌로…
가수 로꼬는 과거 디메인(Demaine)이라는 이름으로 언더에서 활동하다 ‘쇼미더머니1’에 출연했다.
로꼬는 힙합의 거장 MC스나이퍼의 총애를 받으며 개성 넘치고 패기 넘치는 랩을 선보였다. 그의 귀여운 외모와 개성 넘치는 스웨그(Swag)가 랩 실력과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고 심사위원은 물론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시즌1은 MC스나이퍼, 더블케이, 버벌진트, 미료, 주석, 더블케이 등 최고의 프로듀서 군단이 신인래퍼를 지원했다.
방송 종영 후 로꼬는 가수 박재범이 설립한 독립 레이블 AOMG에 합류했다. 이후 ‘노 모어(No More)’, ‘테이크 케어(Take Care)’, ‘우연히 봄’, ‘로코모티브(Locomotive)’ 등 싱글부터 EP, 콜라보 앨범 등을 비롯해 작사 작곡 활동을 이어나갔다.
또 ‘슈가맨’ 출연, ‘쇼미더머니 시즌4’에서는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특히 여심을 사로잡는 외모와 감각으로 SNS 계정에서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리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현재는 힙합 신을 주도하고 있는 AOMG를 배경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로꼬는 방송가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않았지만 ‘쇼미더머니’ 우승자 중 가장 활발한 음원 활동 및 방송 활동을 펼쳐 제작 의도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됐다.
◇시즌 2 우승자 소울다이브, 사실은 스윙스가 수혜자?
‘쇼미더머니2’ 우승자 하면 흔히 스윙스를 꼽지만 스윙스는 시즌2 최고 수혜자일 뿐 우승 직전 탈락했다. 시즌2의 우승자는 2009년부터 넋업샨, 지토, 디테오로 구성돼 활동한 3인조 힙합 그룹 소울다이브다.
소울다이브는 5차례 경연 결과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브릴리언트 이즈(brilliant is)’, ‘SIN(신)’ 등 앨범을 발매했지만 다소 저조한 성적을 냈다. 2014년 ‘쇼미더머니3’에 출연해 이현도, 스윙스, 딘딘, 주석, 로꼬와 함께 ‘쇼 미 더 머니' 무대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반짝하는 듯했지만 이 인기 역시 오래 가진 못했다. 결국 시즌2의 실질적 우승자는 스윙스 였다.
스윙스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활동을 위해 과감하게 쌓아놓은 프라이드를 버리고 도전자로 돌아갔다. 그는 ‘쇼미더머니2’를 통해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무반주 무대로 자신감 넘치는 무대와 불도저 같은 가사를 내뱉으며 일약 힙합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지금은 ‘쇼미더머니’ 시리즈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거나 활발한 앨범 활동을 펼치며 힙합 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쇼미더머니3’ 우승자 아이콘 바비, 아이돌과 힙합 연결고리 1등 공신
바비는 ‘쇼미더머니’ 시즌 아이돌 출연자 중 가장 수혜를 입은 이다. 그는 아이콘 멤버 비아이와 함께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화제의 중심에는 출연 이유에 대한 의문점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YG엔터테인먼트라는 기획사라는 것이 도리어 발목을 붙잡았다. 아이돌 가수가 자극적이고 수위 높은 서바이벌 무대를 소화할 수 없으리라는 것.
예상과 달리 방송 초반 비아이는 강렬하고 재치 있는 랩 무대로 심사위원의 섭외 1순위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오디션 무대가 지속할수록 서바이벌 경쟁 오디션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더 큰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다. 매회 무대마다 가사를 절거나 실수 후 막무가내로 욕을 하는 등 “내 회사처럼 돈이 많던가”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굴욕을 맛본 바 있다.
반면 바비는 초반부터 실력 적으로 뛰어나게 튀진 않았지만, 회가 가면 갈수록 완성도 높은 무대와 막강한 실력으로 1위 후보로 급부상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아이돌이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실력으로 당당히 승부를 봤고 아이돌이라서 무조건 비난하는 언더 래퍼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현재 언더 래퍼들 보다 기획사 소속 래퍼 아이돌들이 실력으로 우수하다”는 평을 듣도록 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안정된 무대와 탄탄한 실력을 선보였다. 바스코와 펼친 세미파이널 1라운드 무대 ‘연결고리’에서 아이돌에 대한 솔직한 생각, 어렵던 가정사를 풀어놓는 동시에 폭발적인 무대로 실력 논란을 종식 시켰다.
결국, 바비는 대형 기획사 속 온실 속 화초 래퍼라는 틀을 스스로 깨고 출연진들을 긴장시켰다. 마지막 순간엔 12년 동안 활동한 고집 있는 래퍼 바스코의 인정을 받으며 최종 대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후 바비는 솔로 활동 대신 그룹 아이콘으로 데뷔했다. 그룹 내에서는 ‘쇼미더머니’ 때만큼 강력한 존재감은 과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22살이라는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쇼미더머니4’ 우승자 베이식,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재귀환
베이식은 2007년 리드머 스튜디오를 통해 랩을 시작해 활동하다 Z-juc의 앨범을 통해 데뷔했다. 그 후 2007년 힙합 크루 지기 펠라즈(Jiggy Fellaz)의 래퍼로 활동 했다. 언더 힙합신 에서는 베이식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다 지기 펠라즈가 흔들린 후 돌연 종적을 감췄다.
베이식은 ‘쇼미더머니4’에서 등장 자체만으로 출연진은 물론 심사위원단까지 모두 놀라게 했다. 20대 초중반의 나이를 가진 심사위원보다 훨씬 선배 래퍼였던 것. 이어진 랩 무대에서도 녹슬지 않은 신선한 랩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드러냈고 1회 출연 분만으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 이후 발음, 발성, 가사 등 어느 것 하나에서도 빠지지 않으며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위너 송민호와 1위를 놓고 펼친 경쟁에서 역시 당당하게 관객들의 선택을 받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우승 직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오히려 2위로 머무른 송민호와 지코 팀의 ‘오키도키(OKEY DOKEY)' 등이 음원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15년 RBW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해 ‘베이식 X 릴보이’, ‘그 집 앞’ 등 두 장의 앨범을 발매했지만 베이식 역시 큰 영향은 주지 못했다.
‘쇼미더머니’가 기존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래퍼들을 어느 정도 유명하게 올려놓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쇼미더머니’ 역시 타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방영 기간에는 큰 주목을 받지만, 그 후에는 우승자들이 큰 빛을 발하지 못했다. 추후의 역량에 대해서는 래퍼 개개인의 몫이지만 ‘쇼미더머니’만 놓고 보면 각지의 실력 있는 래퍼를 발굴해 이들을 대중에게 알리는 등용문 역할임은 분명하다.
시즌4에서 대중이 원하는 신인이 아닌 유명인을 구성으로 팀을 꾸렸다는 비난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동시에 앞서 거론했듯이 힙합을 왜곡해 대중화시킨다는 평가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백융희 기자 (yhbae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