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방송 View] 아이오아이, 방송에도 ‘밀당’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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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 캡처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대세다. 지난 주말 이들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인기를 모았던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탄생한 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지만 데뷔 후 이들의 행보는 생각보다 공격적이다.

이미 지난달 26일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 예능 신고식을 치른 아이오아이는 지난 주말 KBS2 ‘어서옵SHOW’를 시작으로 ‘배틀트립’, JTBC ‘아는 형님’, tvN ‘SNL코리아7’, ‘코미디 빅리그’ 등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시청자들은 ‘프로듀스 101’에서만 보던 아이오아이의 모습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을 주로 내놓고 있다. 멤버들의 발랄하고 꾸밈없는 모습은 팬들의 리모컨을 고정시켰다.

이들은 앞으로도 KBS2 ‘불후의 명곡’,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MBC FM4U ‘테이의 꿈꾸는 라디오’ 등에 출연할 예정이며, 각종 예능 섭외가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오아이 섭외 요청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화제성 때문이다. 이들이 출연한 ‘슈가맨’, ‘SNL코리아7’, ‘아는 형님’은 모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대중들이 아이오아이에게 갖는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이오아이의 거듭된 방송 출연은 보는 이들에게 오히려 피로감을 누적시키고 있다. 너무 많은 프로그램에 공격적으로 출연하다보니, 짧은 시간 안에 식상함마저 안길 우려를 준다.

특히 지난 7일에는 오후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아이오아이 타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SNL코리아7’ 방송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는 형님’이 시작했고 동시간대 방송하는 ‘배틀트립’에서도 멤버들은 특별 판정단으로 출연했다. 3시간 동안 무려 3개 방송에 모습을 비춘 셈이다.

뿐만 아니라 Mnet에서는 ‘프로듀스 101’과 아이오아이 멤버들의 데뷔 준비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탠바이 아이오아이’의 재방송이 빈번하게 전파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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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 캡처

누리꾼들은 수도꼭지를 켜면 물이 나오는 것처럼 TV만 켜면 나오는 연예인들을 일컬어 ‘수도꼭지 연예인’이라고 부른다. 이제 막 데뷔한 아이오아이를 ‘수도꼭지 연예인’이라고 칭할 수는 없지만 지난 주말 동안 유난히 방송 출연이 잦았던 것은 사실이다. 또 빗발치는 섭외 요청을 계속해서 받아들이다보면 조만간 ‘수도꼭지돌’이라는 새로운 애칭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수도꼭지’라는 말이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지는 않다. 대표적인 ‘수도꼭지 연예인’으로 꼽히는 방송인 김구라, 김성주, 전현무 등은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꾸준히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방송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들이다. 걸그룹인데다 방송 경력이 전무한 아이오아이가 음악프로그램이 아닌 방송에 출연하면 할수록 신비감은 사라져 대중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아이오아이의 위탁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YM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각종 예능 제작진들에게서 섭외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당분간 음악 방송 또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프로그램에만 출연할 계획”이라며 녹화가 예정돼있는 방송 이외에는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처럼 관심이 가장 많을 때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같은 콘텐츠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줄수는 없다. 더구나 아이오아이는 시한부 걸그룹이다. 아이오아이를 통해 이미지를 소진한 멤버들이 각 기획사로 돌아가 대중들에게 또다른 모습을 보이기에는 부담으로 다가올 여지도 있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