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531만), ‘화차’(243만), ‘두근두근 내인생’(162만), ‘우아한 거짓말’(161만) 등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영화들은 대개 흥행을 거뒀다. 이들을 가리켜 ‘스크린셀러(screen seller)’라 지칭한다. 스크린셀러는 영화를 뜻하는 ‘스크린(screen)’과 ‘베스트셀러(bestseller)’의 합성어다.
소설 원작 영화들은 이미 검증된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가지고 시작한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포인트는 이미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로 입증됐다. 하지만 하정우 감독의 ‘허삼관’ 등으로 봤을 때, 모든 작품에 이런 포인트는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올해도 ‘제3의 사랑’, ‘아가씨’, ‘7년의 밤’, ‘덕혜옹주’ 등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각각 중국과 영국, 한국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해당 작품의 흥행 여부는 대중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제3의 사랑’
5월19일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 ‘제3의 사랑’은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연출한 이재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중국 소설 ‘제3의 사랑(원제: 第三情)’은 인터넷 연재로 시작된 소설이 호응을 얻으며 지난 2007년 단행본으로 발간됐으며, 7년 동안 약 천만 독자를 울리며 중국 최고의 멜로 소설로 등극했다. 이후 ‘절애(絶愛)’라는 이름의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특히 영화 ‘제3의 사랑’은 실제 커플인 배우 송승헌과 유역비가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이재한 감독은 ‘제3의 사랑’은 소설과 다르게 해석한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로맨스 소설을 스크린에 어떻게 담아낼지가 주요 관람 포인트다.
◇ ‘아가씨’
‘칸의 남자’ 박찬욱 감독의 작품인 ‘아가씨’가 6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가씨’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높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하는 ‘아가씨’는 지난 2005년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제작됐다. 영화 ‘아가씨’는 원작의 배경인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조선과 일본으로 옮겨왔다.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이 할리우드 진출작인 ‘스토커’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하정우, 조진웅, 김민희 등을 비롯해 신예 김태리의 캐스팅, 파격적인 동성애 묘사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 ‘덕혜옹주’
‘덕혜옹주’는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와 그녀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권비영 작가의 동명 소설 ‘덕혜옹주’를 원작으로 했으며,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덕혜옹주 역에는 손예진이, 그를 고국으로 데려가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에는 박해일이 캐스팅 됐다. ‘덕혜옹주’는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 ‘7년의 밤’
추창민 감독의 ‘7년의 밤’은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영화로 보고 싶은 소설’로 불리며 제작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아왔다.
우발적으로 한 소녀를 살해한 남자와 딸을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아들을 죽이려 7년간 범행을 계획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7년의 밤’은 두 아버지 역에 류승룡과 장동건을 비롯해 송새벽, 문정희, 고경표 등이 캐스팅 돼 눈길을 끌었다. ‘7년의 밤’은 4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말 개봉 예정이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