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교통사고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이창명(46)이 인생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사고 후 사과 대신 오리발을 택하며, 위기를 탈출할 승부수를 띄워봤지만 그의 음주 사실을 증명하는 정황 증거들과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거부했다는 경찰 증언까지 나오며, 더욱 궁지에 몰렸다.
이창명은 지난달 20일 오후 11시30분경 서울 여의도 빗길을 운전하던 도중 미끄러져 신호등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이후 이창명은 잠적했고 매니저가 사고 뒷수습을 하며 음주운전 의혹이 제기됐다.
다음날 오후 8시10분경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한 그는 조사를 받은 후에도 자신은 원래 술을 마시지 못한다”며 음주운전 의혹을 부인했다. 이와 함께 사고가 난 후 바로 중요한 사업 미팅 때문에 대전에 내려갔다고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의문점만 남겼던 해명은 결국 얼마 가지 않아 거짓으로 드러났다. 위드마크 공식(음주운전 사고가 난 후 시간이 많이 경과돼 운전자가 술이 깼거나 한계 수치 이하인 경우 등일 때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계산한 결과 이창명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64%로 추정됐고, 그는 지난달 28일 불구속 입건됐다.
특히 사고 후 뒷수습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점, 폐쇄회로(CC)TV 영상, 행적과 관련한 거짓말 등이 이창명의 음주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로 제시되며, ‘사면초가’ 처지가 됐다.
이와 함께 지난 2일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창명이 본인 동의가 전제돼야하는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거부했다”며 “만약 이번 사건 처벌이 제대로 안 이뤄진다면 이러한 사례가 언제든지 악용될 수 있다. 유명인인 만큼 반드시 단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로써 이창명은 외통수에 걸렸다. 경찰은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후 문자메시지 등을 복원해 수사 진행 중이며, 동석자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이창명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은 이미 차가워질 대로 차가워졌다. 만약 사고가 났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을 다해 사과했다면 시간이 흘러 다시 재기할 기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제 꾀에 넘어갔다.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하고 자숙 기간을 갖는 선택 대신 위험성을 감수하고 국민과 경찰을 속여 혐의에서 벗어나려는 자신의 방송 인생을 건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이창명의 초강수는 대실패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대중들에게 그는 이미 거짓말쟁이가 됐고 경찰 처벌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 상태다.
과거 대중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가 뭇매를 맞은 몇몇 연예인들처럼 이창명 본인이 선택한 결과의 대가는 앞으로 꽤나 혹독하게 돌아올 전망이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