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계춘할망’은 어머니, 할머니, 그리고 가장 소중한 사람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추억을 간직한 배우와 제작진이 만나 진심을 담아낸 작품이다.
‘계춘할망’은 해녀 할망과 불량 손녀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특별한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따뜻한 감동으로 전한다.
배우 윤여정과 김고은은 이 작품을 통해 할머니와 손녀로 만나 세대를 뛰어넘는 호흡을 선보였다.
극 중 계춘 역을 맡은 윤여정은 평범하지만, 손녀에 대한 사랑은 누구보다 강한 우리 시대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주도 해녀 할머니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계춘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네 할머니의 모습과 닮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윤여정은 그간의 도회적이고 세련된 모습에서 벗어나 평범하고 소박한 제주도 해녀 할머니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그는 두꺼운 고무 재질의 무거운 해녀복 착용은 물론이며, 특수 분장으로 제주도의 강한 바람과 햇살 속에서 물질을 하며 얻게 된 세월의 풍파가 담긴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50년이 넘는 그의 연기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와 호흡을 맞춘 김고은은 극 중 과거를 숨긴, 속을 알 수 없는 예측불가 캐릭터 혜지 역을 맡았다. 치열하고 위태한 삶을 살던 그가 계춘과의 만남을 통해 변화되고 동화되는 과정은 애틋함을 자아낸다. 불안함을 담은 예지의 눈빛은 그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두 배우와 더불어 또 하나의 주인공인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영화의 감성을 극대화시킨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수평선, 낮게 쌓아 올린 돌담길, 노오란 유채꽃밭, 풍차 해안도로 등 제주 곳곳을 고스란히 담아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바다를 닮은 우리네 할머니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에게 따뜻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다. 이처럼 ‘계춘할망’은 가정의 달을 맞아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작품으로 기대된다.
해녀 할망과 불량손녀의 특별한 이야기는 오는 19일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