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창명(46)이 결국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불과 일주일 전 자신은 술을 못 마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었지만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2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자동차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씨가 마셨던 술의 양 등을 종합해 위드마크 공식(음주운전 사고가 난 후 시간이 많이 경과돼 운전자가 술이 깼거나 한계 수치 이하인 경우 등일 때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계산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164%로 추정됐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5% 이상일 경우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며, 1년 동안 면허취득이 불가능하다.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위반, 자동차 관리법 등으로 사고 후 미 조치, 명의이전 미적용 차량 부분 등 보강 수사를 거쳐 이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30분경 서울 영등포구 한 교차로에서 운전 중 보행신호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그는 반파된 차량을 매니저에게 맡긴 채 잠적한 후 다음날 오후 8시10분경 영등포경찰서로 출두해 27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취재진에 “나는 원래 술을 못 마신다. 단순히 빗길에 미끄러져 일어난 사고일 뿐 음주운전은 절대 아니다. 조사실에서 채혈 검사까지 진행했다”고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며 “사고가 난 후 가슴 통증이 너무 심해 근처 병원에 갔다. 이후 중요한 사업 미팅이 있어 곧바로 지인의 차를 타고 대전에 갔다. 배터리가 없어 휴대폰을 꺼놓고 있었다”고 사고 후 잠적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씨의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가 사고를 내기 전 들린 음식점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술을 마셨던 정황이 포착됐고, 휴대폰으로 사고 직전 대리운전 기사에 연락했지만 인원이 없어 자신이 직접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도로 CCTV 조사 결과 이 씨가 중앙선을 침범하고 신호를 위반하는 등 음주운전을 뒷받침할만한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드마크 공식으로 계산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증거 효력이 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따라서 이 씨의 음주운전 혐의는 무죄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씨의 음주운전 자체도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었지만 사고 후 대처 방식은 더욱 현명하지 못했다. 바로 사실을 인정하고 죗값을 치렀다면 언젠가는 대중들에게 용서를 구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KBS2 ‘출발 드림팀’에서 그토록 정정당당함을 주장했던 그의 정직하지 못한 행동들은 대중들에게 씁쓸함과 실망만을 남겼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