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 규모를 훌쩍 넘긴 파생결합증권 시장에 위험 요인이 없는지 금융감독당국이 올해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금융투자회사 중점 검사사항을 사전 예고했다.
우선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결합증권을 적절하게 설계·운용·관리하는지를 중점 검사대상에 올렸다.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지난 27일 기준으로 102조4400억원이다. 2003년 일반인에게 처음 판매가 허용됐는데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발행잔액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파생결합증권 시장이 커져 발행기관인 증권사가 자체 헤지(위험 회피)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지급불능 등 건전성을 위협하는 사태가 생길 것에 대비한 조치다. 실제로 작년 3분기 국내 증권사들은 세계 증시의 급등락 와중에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부실 헤지로 1조3187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낸 바 있다.
증권사들은 파생결합증권의 기초자산이 되는 특정 주가지수 선물 거래로 기초자산 등락에 상관없이 고객에게 일정한 수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위험을 중립화시키는데, 작년 하반기에는 중국 시장 폭락 등 시장 급변으로 이런 헤지 수단이 무력화됐다.
증권사의 특수목적회사(SPC)를 활용한 구조화금융도 주요 검사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설계·판매·사후 관리 등 SPC 업무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의 적정성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작년 10월 기준으로 증권사가 주관사로 구조화증권을 사모발행한 SPC의 기초자산은 93조5000억원에 달했다.
증권사 채무보증 규모가 급증하는 것도 눈여겨 본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채무보증이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쏠린 것을 경계하고 있다. 더불어 부동산·특별자산 펀드를 운영하는 자산운용사가 사업성 심사와 리스크관리 업무를 제대로 하는지도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또 금융투자회사 내부 통제 시스템의 적정성과 고객 자산운용의 적정성을 중점 검사대상에 넣어 살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