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에서 방사선을 다루는 작업자가 2011년 1명, 2012년 2명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비파괴검사를 하면서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는 등 작업 절차를 어겨 생긴 불상사다. 이 일로 해당 업체는 퇴출됐고, 산업현장 방사선 안전관리가 강화됐다. 4~5년이 흐른 지금, 산업현장 방사선 안전관리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28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산업현장 방사선투과검사(RT) 종사자 방사선 피폭량이 2013년 연간 3.87밀리시버트에서 2015년 1.78밀리시버트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동식으로 방사선을 사용하는 작업장 개설 때 사후신고를 폐지하면서 안전성이 높아졌다.
산업현장 관리감독 강화와 방사선투과검사룸(Room) 내 작업 원칙 명문화, 발주자 안전조치 의무화 등 관련 제도가 안착되면서 거둔 효과다.
방사선투과검사는 비파괴검사법의 하나로 비용은 저렴하고 정확도가 뛰어나 산업현장에서 널리 쓰인다. 조선해양플랜트, 석유화학 등 배관용접이 많은 시설에서는 필수 검사 분야다. 하지만 검사 대부분이 하도급 형태로 이뤄지고, 발주사도 관심을 두지 않아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방사선은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는 물론이고 열도 없어 오랜 종사자조차 위험을 감지하기 어렵다.
지난해부터는 사업 발주자에 대한 책임조항도 적용됐다. 방사선투과검사를 의뢰한 발주자는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해야 하며 일일작업량를 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과징금은 최대 5억원, 과태료는 최대 3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됐다.
원안위는 원전 등 주요 원자력 시설뿐 아니라 산업현장에서도 방사선 관리 경각심을 주기 위해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1, 3, 5년 주기로 정기검사를 벌이고 최근 3년 동안은 매년 불시 현장점검을 하기도 했다. 올해는 방사선작업 종사자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작업자 건강진단과 교육훈련 이력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제도 개선 후 방사선투과검사룸이 2013년 141개에서 588로 늘어나는 등 산업현장 인식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며 “현장 관리 감독을 지속적으로 벌여 작업장 안전성을 계속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방사선투과검사 종사자 피폭선량 감소 현황(단위:mSv/년)>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