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폐지하면 오히려 통신비 오를 것"

여소야대 국회가 통신산업에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원내 제1당 더불어민주당이 통신요금 인하 정책을 적극 편다면 `규제 리스크` 부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기본료를 폐지하면 오히려 통신비가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한화투자증권은 26일 `여소야대 정국으로 규제 불확실성 커져`라는 제목의 통신산업 분석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더민주가 무선통신요금 인하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기본료 폐지 △공용 와이파이 무상제공 △음성·문자·데이터 잔여분 이월 △단말기 가격 거품 제거 △분리공시제 도입 등 더민주 총선 공약집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 가운데 `기본료 폐지`를 가장 우려했다. 1만원 상당 기본요금을 폐지하면 작년 통신3사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27.5%가 사라진다고 분석했다. 연간 7조원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이명박(MB) 정부 시절인 2011년 9월 기본료 1000원을 인하해 2012년 통신3사 영업이익(별도기준)이 전년대비 30.7%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때보다 10배 많은 1만원을 내린다면 통신3사는 대규모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급진적인 규제 정책을 펴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통신요금 20% 인하를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MB정부 시절 통신업종지수가 고점 대비 54%가량 하락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불안한 요소는 불확실성”이라며 “대표적 고배당 업종인 통신은 불확실성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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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제와 종량제 통신비 비교(자료:한화증권)

보고서는 그러면서도 기본료 폐지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가장 큰 이유로 `요금상승`을 들었다. 정액제 형태인 현행 요금제에서 기본료를 없애고 쓰는 만큼 내는 종량제(MB당 20.48원 계산)를 도입하면, 평균 요금이 125%나 급증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본료를 폐지하면 지금보다 통신요금이 오른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정치권이 무리하게 기본료를 폐지하면 통신사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피하기 위해 종량제를 도입하거나 기본 제공 데이터를 줄일 것”이라며 “오히려 요금이 상승하면서 정치권은 통신비 인하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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