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 티볼리 에어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1세대 `렉스턴`이 나왔던 2001년 만큼 정신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2006년과 2009년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해고됐던 동지도 돌아오고 회사도 정상화되고 있어 쉬지 못해도 즐겁습니다.”
문성렬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팀 직장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이와 같이 말했다. 1995년 입사했다는 문 직장은 1998년 대우그룹 피인수, 2005년 상하이자동차(SAIC) 계열 편입, 2009년 기업회생절차 개시 등 `산전수전(山戰水戰)`을 겪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소형 SUV `티볼리`가 출시되면서 `부활`의 기운을 느꼈다. 밀려드는 주문에 잔업과 특근이 늘면서 몸은 힘들어졌지만 마음은 푸근해진 것. 물론 월급봉투 역시 두둑해지면서 가족 응원도 늘었다고 했다.
20일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를 생산하고 있는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에 위치한 이 공장은 86만m²(약 26만평) 부지에 조립라인 3개를 갖췄다. 쌍용차 모노코크 중·소형 SUV 전용인 조립 1라인은 티볼리, 티볼리 에어, 코란도C를 생산한다. 조립 1라인에는 컨베이어 벨트에 조립 중인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가 줄지어 서 있었다. 한 공정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189.5초. 직원들은 그 시간 안에 시트, AVM 시스템, 스티어링휠, 바퀴 등을 장착한다고 바쁘게 움직였다. 각 공정을 거치면 1시간 동안 19대 차량이 완성된다. 이곳에서만 하루 367대가 만들어진다.
조립 1라인은 2014년 10월부터 티볼리 생산을 위해 주야 2교대로 전환해 24시간 풀가동되고 있다.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 생산 비중은 80%에 달한다. 쌍용차 주야 2교대제는 1조가 11시간(오전 8시 30분~오후 9시, 잔업 3시간 포함), 2조가 9.5 시간(오후 9시~오전 7시 30분, 잔업 1.5시간 포함) 조업하는 근무형태로 운영된다. 주말에는 토요일에만 특근을 하고 일요일에는 근무하지 않는다.
쌍용차는 조립 1라인에서 티볼리 주문량을 100% 소화하지 못하자 지난 1월부터 체어맨W, 코란도투리스모를 생산하는 조립 2라인에서도 티볼리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티볼리를 연간 6000대가량 추가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조립 3라인은 코란도스포츠와 렉스턴W, 액티언을 생산한다. 현재 조립 2·3라인 가동률은 각각 20%, 54%다. 쌍용차는 내년 Y400을 출시하는 등 매년 1개 이상 신차를 출시해 모든 라인 가동률을 10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심종보 조립 1라인 기술주임은 “지난해 출시한 티볼리 반응이 좋아 주문이 밀려들어 오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며 “잔업, 특근 등으로 몸은 힘들지만 그에 상응하는 기쁨이 있고 잔업 특근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차량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생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신규채용도 진행했다. 200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를 떠났던 해고자 12명, 희망퇴직자 12명, 신규채용 16명 등 40명이다. 이들은 조립, 물류 등 다양한 직무에 편성돼 근무하고 있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복직자는 회사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강한 사람들로 현장에 새로움과 활기를 불어 넣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처음에는 신차 공정에 대한 적응기간이 필요했지만 금방 적응해서 100% 이상 도움이 되고 있다. 과연 다들 베테랑이다”고 말했다.
한편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한 중국 현지 생산도 검토 중이다. 중국에 전량 수출을 하고 있는 쌍용차의 경우 관세가 22%가 부과돼 현지 생산업체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 본부장은 “중국 현지 생산시설을 활용해 쌍용차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고 마힌드라가 아닌 쌍용차가 주체가 될 것”이라며 “전체적인 로드맵이 올해 안에 결정되며 2~3년 안에 현지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