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PC 넘어 클라우드까지, 티맥스 OS의 꿈

티맥스의 세 번째 도전이 시작됐다. 1997년 미들웨어, 2003년 DBMS 시장에 뛰어들 때만 해도 시장에는 IBM, 오라클과 같은 독보적 외산 기업이 존재했다. 2016년 4월 운용체계(OS)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골리앗이 있었다. 앞서 두 시장은 국내 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성과를 거뒀다. 이제 3대 시스템 소프트웨어(SW) 꽃이라고 불리는 OS 시장에서 비상을 꿈꾼다.

독자 PC용 OS `티맥스OS` 캐치프레이즈는 `선택의 기쁨, 혁신의 시작`이다. 개발 목적이 담긴 표어다. 티맥스OS는 상업적 용도보다는 MS 독점 시장구조를 깨는 게 목적이다.

유웅진 티맥스OS 상무는 “제품은 MS 윈도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 MS에 가로막힌 혁신 장벽을 허물기 위한 것”이라며 “많은 사용자, 개발자가 MS 독점적 시장에서 선택권 없이 끌려 다녔다. 소비자 선택권과 기술 혁신을 보장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 했다”고 말했다.

티맥스OS는 MS 윈도와 달리 시장 표준인 유닉스 기반으로 개발됐다. MS는 95%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로 시장 표준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표준화된 기술을 활용할 플랫폼이 부족했다. 티맥스OS가 표준기반 OS 진영 `새 얼굴`이 되겠다는 것이다.

티맥스가 OS 개발을 시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야심차게 공개했지만 성능 문제로 접어야 했다. 7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 것 역시 당시와 비교해 MS 종속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MS 독점적 구조에서 모바일, 클라우드, IoT 등으로 대변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MS가 국내에서 윈도와 오피스로 매년 벌어들이는 라이선스 매출은 약 7500억원이다. 이를 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티맥스OS는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곳곳에 MS 윈도와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기능을 넣었다. 구동 방법과 아이콘 모양 등 큰 틀에서 변화는 지양했다. MS, 구글, 애플 등 다양한 OS에서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과 모두 호환된다. 사용자가 느끼는 생소함과 불편함을 최소화한다.

대신 `망분리`와 같은 `시큐어존`을 만들어 보안을 강화했다. 비인가 프로그램이 실행되면서 다른 영역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는다. MS 윈도 `작업표시줄`은 `독`바로 대체했다.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독바에 띄워 `즐겨찾기` 기능을 구현했다. 작업 용도에 따라 화면을 네 개로 분할하는 `워크스페이스`도 단연 눈에 띈다.

티맥스OS는 PC에 국한하지 않는다. 클라우드가 촉발한 모바일, IoT, 인공지능 영역까지 확장한다. 오는 10월 클라우드 환경을 위한 OS를 첫 출시한다. MS,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을 넘어서기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한다. 내년에는 11개 해외법인을 통해 세계 시장 공략도 시작한다. 2020년에는 세계 OS 시장 점유율 10%에 해당하는 2조원을 목표로 한다.

야심차게 출시한 독자 OS지만,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않다. 2009년 첫 번째 실패 후 티맥스 OS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 가장 먼저 PC용 OS를 출시한 점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PC 시장 규모는 해마다 줄고 있다. 구글, 애플 등은 모바일 OS시장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PC 시장까지 침투했다. 반대로 PC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MS는 모바일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지만 쉽지 않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