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방파제 역할 `탄루단층`있고 단층 짧아"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로 대형지진이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일본 지진 영향으로 향후 1~5년 이내 강도 5~5.5 지진 발생 가능성은 높아졌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한반도 지진학적 환경과 지진 발생 가능성`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지 센터장은 “한반도는 땅에 작용하는 힘인 응력이 작고 단층이 짧아서 큰 지진이 안 난다”며 “국내 건물 내진설계가 규모 6에 맞춰져 있는데, 부실하게 지은 건물이 아니면 5.5 지진에 금이 가거나 구조물이 떨어지는 수준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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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지진학적 환경

한반도 서쪽, 서해 너머에는 거대한 단층인 `탄루단층`이 있다. 이 단층은 지진으로 판이 밀려서 생기는 응력을 거의 흡수하고 일부만 한반도로 전달한다. 탄루단층은 한반도 지진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탄루단층 서쪽에서 지진이 나면 대형 지진이라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에콰도르 지진은 우리와 같은 유라시아 판이 아니라 한반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탄루단층 근처에 지진이 나면 한반도에도 지진이 일어난다. 1976년 중국 당산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1978년 홍성과 속리산에서 각각 규모 5.0, 규모 5.2 지진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대규모 강진은 일어나지 않는데 응력이 쌓여도 깨질 수 있는 긴 단층이 없기 때문이다. 지 센터장은 “일본은 국토 전역에 걸쳐 단층이 길게 이어졌다”며 “우리나라 주요 단층은 수 ㎞밖에 안 되는 짧은 것들로 잘 깨지지 않아 국민이 살기 안전한 곳”이라고 말했다.

지진은 단층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단층은 지각이 깨져 있는 연약한 구조다. 규모 5에 단층이 깨지는 길이는 1㎞다. 규모 6에는 수 킬로미터다. 규모 7은 10㎞를 넘긴 수십 킬로미터 단위다. 규모 8은 100㎞를 넘고, 규모 9는 400㎞ 이상 단층이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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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륙 활성단층대에 의한 한반도 지진발생 추정 기록

지 센터장은 북한의 지하 핵실험으로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려면 제 3~4차 핵실험보다 200배 높은 강도 지진이 일어나야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 경우에는 북한으로 마그마가 쏟아지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을 강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진으로 백두산이 폭발하려면 마그마가 꽉 차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비어있는 상태다.

백두산은 짧게는 1만5000년에서 길게는 2만5000년을 주기로 화산이 폭발한다. 946년에 밀레니엄 폭발이 있었다. 1668년, 1702년 1903년에는 가스만 분출됐다. 과학자들은 2070년경에 백두산 근처에서 가스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 센터장은 국내에서는 지진 해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진해일이 나려면 바다 수심이 깊어야 하는데 수심이 낮으면 땅이 움직여도 에너지 전달이 안 된다”며 “남해나 후쿠오카는 대륙붕 지역이라 물 수심이 낮고 아무리 큰 지진이 나도 부산은 안전하다. 만약 대만 근처에서 규모 8.5 지진이 나면 제주도에 30~50㎝ 지진해일이 오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도쿄 판 경계에서 지진이 나면 우리나라에 지진 해일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 해일은 일본을 지나서 동해를 가로질러 1시간 반 후에나 묵호항이나 강릉, 울진 항에 도달하는데 대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