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최첨단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완공해 종합 시운전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가속기는 질환 단백질 분석, 태양전지에 적용할 광합성 분석, 세포관찰로 수명연장, 원자의 전자분포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광가속기는 빛의 속도로 가속한 전자에서 나오는 밝은 빛(방사광)으로 물질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하는 거대 실험장치다. 세계 30여기가 가동 중이다.
미래부는 포항공대와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을 2011년 4월에 시작해 4년 9개월 만인 지난해 말 건설을 마쳤다. 총 사업비는 4298억원(국고 4038억원, 지자체 260억원)이 들었다.
가속기는 지난해 10월부터 테스트했다. 방사선발생장치 사용허가로 지난 14일 전자총 시운전을 시작하고 이틀 만에 설계 성능인 6MeV(1.5V건전지 400만개 에너지) 전자빔 발생에 성공했다. 전자총은 전자 발생과 공급 장치다. 전자빔(전자 다발)은 가속관에서 10GeV 에너지로 가속돼 삽입장치에서 사행운동을 하면서 X선 자유전자레이저 빔(4세대 광원)을 생성한다.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한 전자총으로 시운전 첫 단계에 성공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에는 300여 국내 기업이 참여했고 핵심장치 약 70%를 국산화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기존 3세대보다 100억배 밝다. 짧은 시간분해능으로 물질 미세구조와 현상을 펨토초 시간 단위까지 관측할 수 있는 세계 최첨단 연구 장치다. 단분자 단백질이나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돼 신약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물질·신소재 분석으로 원천기술 확보와 IT·반도체소자산업, 의료분야 등 다양한 산업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부와 포항공대는 올 한해 에너지와 주파수를 단계별로 높여가는 시운전으로 상반기 중 4세대 방사광원인 X선 자유전자레이저 빔 생성을 확인하고, 연말까지는 목표성능을 달성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는 국내 연구자들이 극미세 공간에서 펨토초에 일어나는 세포활동, 단백질 구조변화, 화학촉매 반응 등을 실시간 관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5월에는 세계 35개국 가속기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 전문가 약 1300명이 참석하는 국제가속기 콘퍼런스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