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방송 뷰] 탁재훈 컴백, 김용만‧노홍철 전철 밟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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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채널A 제공

방송인 탁재훈이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김용만, 노홍철, 이수근, 붐 등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이 컴백한 후 고전 중인 가운데 탁재훈이 방송계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3년 불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 약 2년 5개월 만에 돌아온 그는 케이블방송 Mnet ‘음악의 신2’과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오늘부터 대학생’에 합류했고, 지난 8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 녹화에도 참여하며, 컴백 신호탄을 쐈다.

천부적 예능감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는 탁재훈이기에 컴백 소식이 전해지자 대중들의 관심 또한 뜨겁다. 하지만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예전만큼의 감이 살아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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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자신문 DB

최근 몇 년 간 물의를 일으키고 자숙했던 연예인들의 복귀 후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김용만은 tvN ‘쓸모 있는 남자들’과 MBN ‘오시면 좋으리’, 노홍철은 tvN ‘내 방의 품격’과 tvNgo ‘노홍철의 길바닥쇼’로 재기를 노렸지만 두 사람이 맡은 프로그램들은 모두 폐지됐거나 종영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싸늘해진 대중들의 시선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자숙기간을 가졌음에도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에 대한 실망감은 바로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아직 불편한 방송인을 굳이 찾아서 볼 이유가 없었고, 이는 곧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본인의 장점을 발휘하기 힘든 프로그램 선택도 아쉬웠다. 과거 스튜디오 MC 1인자라고 불릴 만큼 안정적인 진행이 돋보였던 김용만은 복귀 후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을 선택했다. 하지만 스튜디오 밖에서의 김용만은 임팩트 있는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결국 쓸쓸한 마무리를 하게 됐다.

노홍철 또한 마찬가지였다. MBC ‘무한도전’에서 사기꾼 이미지와 에너지 넘치는 ‘돌+아이’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던 그는 너무 밋밋해져 돌아왔다. 인테리어를 소재로 다루는 ‘내 방의 품격’에서 사기꾼을 기대하기는 어려웠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로 선택한 ‘노홍철의 길바닥쇼’에서는 과거 ‘닥터 노’ 시절만큼의 에너지와 뻔뻔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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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부진을 겪고 있는 김용만과 노홍철에 비해 탁재훈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 그의 컴백 소식이 전해졌을 때 누리꾼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의견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또, 복귀 프로그램들이 탁재훈이 그간 보여줬던 장난기 넘치고 재치 있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콘셉트라는 점도 희망적 요소다.

과거 막말 파문으로 잠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던 방송인 김구라는 복귀작으로 tvN ‘현장토크쇼-택시’(이하 ‘택시’)를 선택했었다. ‘라디오스타’처럼 공격적인 돌직구를 주고받는 방송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주 전문인 토크쇼로 컴백해 감을 되찾은 후 현재는 데뷔 이래 가장 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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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net '음악의 신2' 영상 캡처

탁재훈의 복귀가 성공적으로 끝나려면 김구라의 컴백 후 행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복귀 직후부터 너무 많은 방송 출연을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에만 집중한다면 과거 전성기를 재현할 기회는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입방아에 오를만한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방송을 통해 알려졌던 상습적인 지각, 웃음을 위한 너무 지나친 언행 등은 탁재훈이 피해야 할 행동들이다. 이미 한 번 물의를 일으켰던 만큼 자칫 사소한 구설도 대중들에게는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