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가요 뷰] 마이너리그 걸그룹들의 봄맞이 ‘승격 전쟁’

Photo Image
사진 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NH EMG, WM엔터테인먼트, DSP미디어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을 맞아 화사한 매력을 가진 걸그룹들의 컴백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지난 1~2월 여자친구가 돌풍을 일으켰다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는 마마무와 레드벨벳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달 말에는 트와이스가 출격을 앞두고 있으며, 오는 5월에는 케이블방송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선발된 아이오아이(I.O.I)가 정식 데뷔하는 등 올 봄, 가요계는 걸그룹들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들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봄, 이 경쟁의 틈바구니로 도약을 꿈꾸는 걸그룹들이 있다. 아직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해본 적도 없고, 위의 팀들에 비해 인지도가 살짝 부족하지만 언제든지 정상급 걸그룹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오마이걸, 라붐, 러블리즈, 에이프릴이 주인공이다.

Photo Image
사진 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 러블리즈

지난 2014년 11월 데뷔한 러블리즈는 ‘안녕’, ‘놀이공원’, ‘아츄(Ah-Choo)’, ‘그대에게’ 등 밝은 템포의 노래들로 남성 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데뷔한 여자친구가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등으로 2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것에 비해 러블리즈의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다. 데뷔 후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음악프로그램 1위도 러블리즈가 넘어야 할 산이다.

러블리즈가 한 단계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남심(男心)뿐만 아니라 여심(女心)도 함께 사로잡을 필요가 있다. 여자친구와 마마무, 트와이스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어느 정도의 걸 크러시(Girl Crush, 여성이 여성을 선망하거나 동경하는 마음 또는 현상)를 만든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러블리즈는 이번 달 말 새 앨범 ‘어 뉴 트릴로지(A New Trilogy)’로 컴백할 예정이다. 울림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번 앨범은 ‘안녕’, ‘아츄’에 이은 소녀 3부작 시리즈로, 명랑하고 경쾌한 이미지를 다시 한 번 선보일 계획이다.

소녀 3부작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 러블리즈는 남성 팬들은 물론 여성 팬들의 마음까지 동시에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이를 성공한다면 꿈에 바라던 음악방송 1위 트로피를 차지할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Photo Image
사진=전자신문 DB

# 오마이걸

오마이걸은 지난해 4월 첫 미니앨범 ‘오 마이 걸(OH MY GIRL)’로 데뷔해 5~6개월 간격으로 앨범을 꾸준히 공개하며, 대세 걸그룹으로 도약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들은 데뷔 초 귀여운 비주얼과 러블리한 매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와 함께 첫 번째 앨범 타이틀곡 ‘큐피드(CUPID)’와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 ‘클로저(CLOSER)’의 콘셉트가 확연히 달라지면서 팀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오마이걸은 지난달 28일 새 앨범 ‘핑크 오션(PINK OCEAN)’으로 컴백해 타이틀곡 ‘라이어 라이어(LIAR LIAR)’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노래는 몽환적인 느낌이 났던 ‘클로저’보다는 데뷔곡 ‘큐피드’와 느낌이 비슷하다.

WM엔터테인먼트는 “오마이걸은 8명 멤버들의 매력이 조화로운 팀”이라고 설명했다. 멤버들의 다양한 매력을 더욱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오마이걸만의 확실한 콘셉트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

Photo Image
사진 제공=NH EMG

# 라붐

지난 2014년 8월 데뷔해 벌써 3년차를 맞고 있는 라붐은 데뷔 초반 성적 부진을 딛고 꾸준히 인기를 높여왔다. 특히 이들은 세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아로아로’로 무려 10주 동안 음악방송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럼에도 대중들에게 라붐은 여전히 생소할 수도 있는 이름이다. 음악방송에는 오래 출연했지만 인지도를 쌓기에 최적인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NH미디어는 “라붐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건 팬덤”이라며 “팬덤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대중들에 라붐을 최대한 노출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지난 6일 공개한 신곡 ‘상상더하기’를 통해 ‘아로아로’로 사랑받았던 레트로 음악을 다시 선보였다. 자신들만의 팀 컬러를 구축하고 있는 라붐이 대중들의 눈에 더욱 익숙해진다면 소속사가 원하는 팬덤 강화는 물론 정상급 걸그룹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Photo Image
사진 제공=에이프릴 공식 페이스북

# 에이프릴

걸그룹 가운데 가장 평균 나이가 적은 것으로 알려진 에이프릴은 ‘청정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풋풋한 매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에이프릴은 오마이걸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물이 없었다. 데뷔곡 ‘꿈사탕’을 비롯해 ‘무아(Muah!)’, ‘스노우맨(Snowman)’ 모두 약간의 반응만 있었을 뿐 특별한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에이프릴은 오는 27일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온다. DSP미디어에 따르면 이번 앨범 활동은 멤버들이 여전히 어린 나이인 만큼 기존 콘셉트를 계속 살릴 예정이다.

관계자는 “에이프릴은 아직 성장형 그룹이기 때문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는 하지만 꾸준히 앨범을 낼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에이프릴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하고는 있지만 소속사 입장에서는 결과물 없이 마냥 이들을 기다려줄 수는 없을 것이다. 팀명 에이프릴(April)에 맞게 4월 컴백하는 이들이 한 번쯤은 임팩트 있는 결과를 보여줄 때다.

# 걸그룹 세대교체

소녀시대, 투애니원, 카라, 애프터스쿨 등으로 대표되던 한국의 걸그룹들이 최근 들어 여자친구, 레드벨벳, 트와이스 등의 신인 걸그룹들로 세대교체 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는 “걸그룹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인기를 누렸던 팀들의 획일화된 트렌드 때문”이라며 “이에 싫증난 대중들이 신선한 팀들을 계속 원하고 있기 때문에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블리즈, 오마이걸, 라붐, 에이프릴 역시 걸그룹 세대교체에 앞장설 가능성이 충분한 팀들이다. 봄과 어울리는 화사한 이미지의 노래로 정상급 걸그룹으로 도약을 노리는 이들에게 따뜻한 봄날이 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