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에너지 밸리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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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화사하게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완연한 봄이 시작된 것이다. 봄은 왔지만 우리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1000조원이 넘는 유동성 자금이 시중에 떠돌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고용절벽에 직면해 있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뉴노멀(New normal)이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랐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경제나 청춘에게 봄은 온 것이 아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상반기 채용 시즌이 돌아왔지만 경기 침체로 기업의 신규 채용이 위축되고 있다. 반면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은 대폭 늘어나 3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에는 22만1853명이나 지원했다고 한다. 고령사회(Aged society)를 목전에 두고 노후가 길어지자 퇴직하는 수많은 베이비부머가 생계형 창업에 내몰리고 있다.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력은 에너지신산업 분야 전문 인력 양성 과정 등을 통해 에너지밸리 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2025년까지 500개 기업 유치, 3000명 전문 인력 양성, 3만개 일자리 창출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 사회 주류를 형성하고,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생산과 소비를 주도할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 청년에게 벤처 창업은 제격이다. 우리나라 경제도 혁신형 창업에 미래가 걸려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4%의 벤처기업이 60%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의지와 아이디어만 있으면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으로 창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기술이 있으면 기술사업화를 통해 창의력을 꽃피울 수도 있다.

벤처기업은 평균 24명을 고용하고, 매출액은 70억원이 넘는다. 창조경제연구회 분석에 따르면 벤처기업의 미래 기대가치는 115억원에 이른다. 1000개 벤처창업만으로도 2만4000여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10조원 이상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

이세돌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결에서 보듯 상상을 초월해서 발전하는 AI가 일상을 넘볼 것이고, 사물인터넷(IoT) 발전은 일하는 방식에도 예외 없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시간과 공간 제약을 초월해 다양한 경제주체 또는 국가 간에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의 자원이 더욱 효율 높게 연결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창출된다.

고용과 성장은 정부나 대기업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 또 생계형 창업으로는 성장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청년 창업을 통해 고용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청년들이 안정성 높은 직장을 찾아 꿈을 저당 잡히지 말고 좀 더 미래 지향으로 평생 직업을 찾는데 도전하기를 권한다. 도전하는 과정에서 실패는 낙오가 아니라 학습이다.

공공데이터와 고용디딤돌 제도, 정보자원과 요소기술을 갖춘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1·2·3차 산업 융합으로 이뤄지는 6차 산업 클러스터, 도·농 복합·전통과 첨단을 아우르는 도시 기능, 신 한류를 견인할 예향과 문화 콘텐츠 등 `에너지밸리`에는 빛나는 청춘을 위한 무궁무진한 보물이 숨겨져 있다. 서둘러 발견하고 기회를 선점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이 땅의 청년들이 `에너지밸리`에서 따뜻한 봄의 훈풍을 맞이하길 염원한다.

박성철 한국전력 기술본부장 ghj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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