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짝퉁 유튜브`로 알려진 요쿠(Youku)와 토두(Todu)는 알리바바에 인수됐다. 이후 모바일게임에 출사표를 던졌다.
알리바바 입장에서 모바일게임에 재도전하는 셈이다. 이른바 영상을 통한 게임 마케팅을 주창한 것인데 한국에서 넥슨이 서비스하며 유명해진 `삼검호` 후속작을 계약해 지난주부터 공격적 마케팅을 시작했다.
중국 IT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상대 본진을 공격하느라 여념이 없다.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게임에서 절대 우세를 확보한 텐센트 진영에 도전하는 셈이다.
`태양의 후예`로 대박을 터뜨린 바이두 자회사 아이치이는 최근 애플스토어에서 비(非)게임앱으로는 보기 드물게 꾸준히 매출 20위권을 기록 중이다. 쟁쟁한 중국 내 모바일게임과 당당하게 매출 경쟁을 벌인다.
매출 순위가 한때 5위까지 올랐다. `태양의 후예` 때문이다. 아이치이에 회원 가입을 한 유저에 한해 `태양의 후예` 한국 본방 시간에 중국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중국을 목표로 사전 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태양의 후예`를 보기 위해 아이치이에 가입한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아이치이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영화비보다 팝콘과 음료값이 더 들어가고, 놀이공원가서 입장료보다 기념품 비용이 더 드는 것과 유사한 소비심리다.
`태양의 후예` 대박은 좋은 콘텐츠 확보가 비즈니스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바이두는 `태양의 후예` 시청자 DB 확보로 광고효과와 콘텐츠 매출을 높이는 일타쌍피 효과를 봤다. 사전준비가 철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바이두(광고), 텐센트(게임), 알리바바(전자상거래)의 기존 사업영역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
중국에서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엽기적인 그녀 두번째 이야기` 역시 준비된 한·중 콘텐츠 사업 합작 프로젝트다.
주연배우 차태현이 중국 대표 예능프로그램 `쾌락대본영` `중국판 나는가수다`에 깜짝 출연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 영화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도 기획 중이다. 영화 흥행과 동시에 게임에서도 인기몰이한다는 전략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재능과 노력이다. 하지만 흥행은 운이다. 운만 가지고는 안 된다. 행운이 따르려 할 무렵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결국 최종 성적을 결정한다.
한·중 콘텐츠 사업에서 지금까지 한국 제작사보다 중국 회사가 재미를 봤다. 우리도 중국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트렌드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준비된 이에게 행운이 찾아오는 법이다.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게임 칼럼니스트, dooil.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