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주주 배당과 높은 수입원가를 지불하면서 독일 본사 이익 증대에만 집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를 1만대 이상 판매하는 등 사상 최대 판매실적과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이익이 줄어든 것. 이는 벤츠코리아가 독일 본사에 지불하는 차량 수입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조세당국과 전문가들은 벤츠코리아가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마진을 줄이고 독일 본사에 이익을 몰아준 것으로 판단했다.
31일 벤츠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벤츠코리아 매출액은 사상 첫 3조원을 돌파한 3조14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5%나 급증했다. 대당 1억원이 넘는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만356대를 기록한 덕분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1111억원으로 2014년 1221억원보다 9% 줄었고 순이익도 968억원에서 887억원으로 8.8% 감소했다.
벤츠코리아 수익이 나빠진 이유는 매출원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독일에서 들여온 차량 수입원가 총액은 전년 대비 58.1% 증가한 3조2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된 차량은 총 4만6994대로 전년 대비 33.5% 증가했다. 판매성장세보다 매출원가 증가분이 더 컸던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벤츠코리아 차량 한 대당 수입원가도 6434만원으로 전년 대비 18.4%가량 올랐다.
반면 주주인 다임러그룹(51%)과 스타오토홀딩스(49%)에 지급하는 배당금은 오히려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014년 968억원에서 지난해 887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배당금은 484억원에서 585억원으로 20.9% 증가했다. 사상 최대 규모 배당이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 역시 지난 3년간 유지하던 50%에서 66%로 대폭 높아졌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법인세도 적게 냈다. 지난해 지불한 법인세는 전년 대비 7.7% 감소한 281억원을 기록했다. 조세당국은 벤츠코리아가 최근 몇 년간 독일 본사가 수출가격을 부풀려 이익을 극대화 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세금 누락분을 발견하고 501억9400만원을 추징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는 올해 초 과세전적부 심사를 청구했다. 또 재무제표에 국세청 추징 금액을 반영하지 않았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추징 통보를 받은 502억원을 재무제표에 대입하면 당기순이익이 385억원으로 감소해 배당성향이 152%까지 올라간다”며 “국내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는 16.8%에 불과하고 BMW코리아는 2010년 이후 별도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대부분 순이익 대비 20~30%선에서 배당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