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공지능 다음은 소통장벽 없애는 언어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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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인류 운명이 걸린 듯 한때 시끌벅적거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참으로 다양한 반응을 끌어냈다. 이세돌이 뜻밖의 3연패를 당했을 때에는 `앞으로 인간 일자리를 모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 섞인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마침내 4국에서 이세돌이 승리를 거두자 이번에는 `AI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시작됐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알파고를 통해 짧은 기간에 AI 미래에 대한 가능성과 우려를 모두 경험했다.AI에 대한 두려움의 본바탕에는 인간이 하던 일을 대부분 AI가 대체, 노동시장에서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깔려 있다. 실제 많은 산업 분야에서 자동화로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진 것도 역사 사실이다.

이세돌과 알파고 대결로 AI의 관점은 더 나아가게 됐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눈에 띄는 우려를 넘어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통찰력이나 의지까지 AI가 넘보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인간 본연의 두려움이 화두에 오른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AI가 하루아침에 우리에게 떨어진 기술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용어는 1956년 존 매카시 미국 다트머스대학 교수가 개최한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사용됐다. 단순한 문제 풀이 정도에 머물던 AI는 1980년 컴퓨터에 이어 1990년대 인터넷 등장으로 인해 급속 발전했다.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형태로까지 진화했다. 사실 AI는 인간의 관심사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화두에 올랐을 뿐 항상 있어 왔고 발전해 왔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두려움은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초까지만 도 유럽과 미국 대도시에는 대부분 자동차가 아니라 마차가 다녔다. 자동차가 등장하자 마차 업자들은 격렬하게 저항했다. 영국은 `적기조례`를 선포했다. 적기조례 내용은 `자동차는 마차보다 빠르면 안 되기 때문에 시속 16㎞ 이상 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터무니 없는 일이지만 새로운 기술은 막연한 두려움 및 저항과 함께했다.

막연한 AI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할 단계다. AI는 우리 삶을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바꾼다. 휴대폰 디지털 개인비서에게 길이나 날씨, 주식 등을 묻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사물인터넷(IoT)의 등장으로 AI 영역은 인간 환경 전반으로 더욱 확대된다.

AI가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는지는 인간의 언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는가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서 AI가 얼마나 높은지에 따라 판가름 난다. 우리 한국어는 바둑보다 훨씬 복잡하다. 우리말은 51만개의 단어로 이뤄져 있다.

매 순간 셀 수 없이 많은 조합을 만들어 가며 커뮤니케이션 한다. 우리는 구글 알파고로 AI 기술이 충분히 무르익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AI 기술이 우리 삶에 얼마나 잘 적용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 자연어 처리, 기계 번역 등으로 대변되는 언어지능이다. 언어지능과 AI가 결합하면 인류의 삶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한다.

최창남 시스트란 인터내셔널 대표 changnam.choi@systrangro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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