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가요계진단] 틴탑 동생 업텐션, 형 따라 ‘사각지대 行’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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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티오피미디어 제공

그룹 업텐션(진후, 선율, 쿤, 웨이, 샤오, 고결, 우신, 비토, 규진, 환희)이 데뷔한 지 벌써 6개월째가 됐다. 10명의 멤버들은 만화를 찢고 나온 것 같은 비주얼과 빼어난 보컬 및 퍼포먼스 실력을 앞세워, 단기간 내 많은 국내외 팬덤을 형성했다.

하지만 업텐션이라는 그룹명은 일반 대중들에게는 아직 생소하게 느껴진다. 지난해 9월 데뷔 앨범 ‘일급비밀(一級秘密)’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은 이들은 그로부터 2개월 후 곧바로 두 번째 미니앨범 ‘브라보(BRAVO!)’를 발매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업텐션은 ‘틴탑 동생 그룹’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팬덤의 크기는 과거에 비해 커졌지만 팬들을 제외하고는 업텐션의 멤버 혹은 노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틴탑이 데뷔 초 ‘박수’, ‘향수 뿌리지마’, ‘미치겠어’ 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에 비하면 아직 표본은 적지만 현재까지 업텐션의 성적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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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BC '일밤-복면가왕' 방송 캡처

소속사 티오피미디어는 업텐션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과거 틴탑의 인기에 편승해 후발 주자로 내세웠던 그룹 백퍼센트가 처참히 실패한 뒤 소속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업텐션에게 사활을 걸었다.

업텐션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쌓고자 했다. 이들은 KBS2 ‘불후의 명곡’을 비롯해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 SBS 설 특집 프로그램 ‘사장님이 돌아왔다’, 케이블채널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에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움직였다.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텐션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 선율이 경국지색 어우동으로 출연한 ‘복면가왕’만이 잠깐 관심을 모았을 뿐 소속사가 원한 이슈몰이에는 실패했다.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업텐션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곧 발매할 세 번째 앨범에서도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들에게 많은 투자를 한 소속사는 점점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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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티오피미디어 제공

물론 이제 데뷔한 지 6개월밖에 안된 업텐션에게 즉각적인 인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그럼에도 소속사의 과거 행적을 되돌아본다면 팬들은 불안해질 것이다.

틴탑이 데뷔 직후 곧바로 인기를 얻자 티오피미디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보이그룹 백퍼센트를 등장시켰다. 틴탑의 인기를 이용해 백퍼센트를 띄워보고자 했지만 수포로 돌아갔고, 결국 소속사는 지난 2014년 이후로 백퍼센트를 계속 방치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틴탑의 현재 상황 또한 좋지 않다. 한때 히트곡들을 연달아 발표하며, 인기를 모았던 이들은 한창 가속도를 내야할 시기에 소속사의 별다른 서포트를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13년 8월 발매한 미니앨범 ‘틴탑 클래스(TEEN TOP CLASS)’ 이후로 지금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공개한 미니앨범 ‘내추럴 본 틴탑(NATURAL BORN TEEN TOP)’의 타이틀곡 ‘아침부터 아침까지’는 좋은 노래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조용히 묻혀버리고 말았다. 이후 틴탑은 업텐션을 위한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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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티오피미디어 제공

업텐션은 멤버 개개인이 뛰어난 포텐셜을 가지고 있을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보이그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멤버들은 대형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요계 최전방에서 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오랫동안 업텐션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소속사에 의해 백퍼센트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업텐션의 데뷔곡은 ‘위험해(SO, DANGEROUS)’다. 멤버들의 운명이 노래 제목을 따라가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소속사의 슬기로운 대처 및 방향 모색이 절실하다.


최민영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