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업계로 일탈 꿈꾼 `정통 금융맨`

은행, 보험사 출신 전통 금융맨들이 핀테크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금융사 보수적인 관행과 한계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이나 개인간(P2P) 대출 등을 만들어 기존 금융사를 대적할 새로운 핀테크 시장을 구축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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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주)핀테크 대표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내역을 분석해 개인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든 김우식 (주)핀테크 대표는 KEB하나은행 출신이다. 김 대표는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2011년 회사를 나왔다. IT 관련부서에서 10년 일하고 영업점에서 대출업무도 맡았다. 은행의 획일적인 신용등급 체계에 모순을 느끼며 핀테크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은행에서 보니 개인 신용등급, 금리, 대출한도가 이미 정해졌고 획일적”이라며 “일부는 직업과 신용등급이 좋지만 유흥비가 많아 실제론 대출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신용등급은 좋지 않지만 상환능력이 확실한 경우도 있어 은행 신용등급 모순이 정확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급전이 필요한 개인 사업자들은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나 카드론을 쓰는데 신용등급이 7~8등급까지 급격히 떨어진다”며 “대출상환능력이 있는 사람을 구제해 합리적인 금리 대출이 가능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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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8퍼센트 대표

P2P 대출업체 8퍼센트 이효진 대표는 우리은행 출신이다. 아버지 이익기 전 우리카드 전무는 8퍼센트 고문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2006년 우리은행 입사 후 기업금융, 파생상품 트레이딩, 퀀트 등을 담당했다. 2014년 4월 은행을 그만두고 8퍼센트를 창업했다. 은행에서 8년 일했지만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회의가 들어서였다.

은행 대출에선 탈락하지만 상환 능력이 괜찮은 사람에게 낮은 금리를 제공하자는 목표로 창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은행에서 타성에 젖어 살았다”며 “특정 상품을 팔아야 퇴근할 수 있으니까 고객에게 최적 상품이 아닌데도 억지로 권해야 하는 게 스트레스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고객과 회사 그리고 직원이 모두 윈윈하는 금융사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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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딧창업자 김유구 이사(왼쪽부터), 김성준 대표, 박성용 이사

또 다른 P2P업체 렌딧의 김유구, 박성용 공동대표는 과거 삼성화재에서 일하다 창업으로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과거 삼성화재에서 위험률 예측과 분석, 보험상품 기획 업무를 했다. 보험사 경험을 바탕으로 렌딧 상품과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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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부사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대한화재 출신이다. 윤 대표는 대한화재 기획조정실에서 일하다 2003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으로 옮긴 뒤 온라인 보험 `다음다이렉트`를 이끈 경험이 있다. 경험을 바탕으로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에서 방카슈랑스 활성화를 주도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