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상황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더욱 지능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전할 수 있다. 과속방지턱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면 무리하게 가속 페달을 밟지 않는다. 가속과 브레이크를 연달아 밟는다면 평균 속도로 달리는 것과 속도는 같아도 연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가정에서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는 연비 향상을 위해 도로 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콘티넨탈의 e호라이즌(eHorizon) 기술이 관심이다. 클라우드 데이터로 전방 도로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연료 소비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에서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 콘티넨탈이 선보인 기술 중 하나다.
콘티넨탈은 2012년부터 차량에 저장된 고정 지도 특정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술만으로도 연료 소비량을 평균 약 3%가량 절감할 수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이는 상용화된 자동차를 기준으로 측정한 데이터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공사, 도로상태 변화 등으로 인한 데이터까지 반영한다면 연료 효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콘티넨탈은 정확한 최신 정보를 가지고 백엔드 디지털 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클라우드와 집단 지능을 이용해 e호라이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변 속도 제한, 교통 신호등, 도로공사 또는 도로 위 장애물과 같은 차선별 동적 데이터를 모아 놓으면 차량 전자장치에서 직접 정보를 사용하거나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콘티넨탈은 커넥티드 에너지 관리가 연료 소비량을 추가로 3~4%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연비뿐 아니라 편안함과 안전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차량이나 장애물이 운전자에게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는 경우, 운전자나 환경 센서가 문제 발생 영역을 인식하기도 전에 미리 시각 경고가 나타날 수 있다. 멀리 있는 커브 길과 언덕을 지나갈 때도 능숙하고 부드럽게 운전할 수 있도록 운전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준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자동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실연비 향상을 위해 이 기술을 이용했다. 국내 지리에 최적화된 내비게이션 지도로 얻은 각종 지형정보와 목적지 정보를 바탕으로 전방 감속 상황이 예측되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시점을 미리 알려줘 불필요한 연료소모를 줄이고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돕는 ‘관성 주행 안내’를 해주는 것이다.
경로 전방에 오르막 또는 내리막 길이 예상되는 경우 현재 배터리 잔량에 따라 미리 충전 혹은 방전을 해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한다. 연비 운전이 가능한 ‘배터리 충방전 예측 관리’ 등 신기술을 아이오닉에 탑재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