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박씨(26세)는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지체장애인이다. 본인의 노력으로 명문대를 졸업했고, 외국어 실력도 갖췄으나 그에게 취업의 문턱은 높기만 했다. 일반기업 사무직을 지망하던 박씨지만 대다수의 회사들이 그의 장애만을 보고는 채용을 거절했다.
“저는 어떻게 해도 안 되는 건가 절망감이 들었어요. 하지만 장애인도 제한 없이 응시할 수 있는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했습니다.”라고 박씨는 밝혔다.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자격증을 따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박씨는 “학원을 오가는 일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저 같은 사람은 지하철을 타는 데만도 몇 시간을 잡아먹기 일쑤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강의를 들으려니 값만 비싸고 질이 떨어지는 곳이 많다고 하기에 망설여지더군요.”고 토로했다. 그런 박씨에게 네이버 카페 “공인모”의 존재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공인모라는 이름은 얼핏 들어 알고 있었으나 공인중개사 준비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곳으로 생각했다. 공인모가 9급 공무원, 경찰공무원에 이어 각종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문호를 대폭 개방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최근이다. 현재 공인모에서는 주택관리사와 직업상담사 및 사회복지사와 유통관리사 그리고 물류관리사 까지 5개시험 인강을 추가로 무료제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검정고시와 토익시험까지 인강을 무료 제공해 더욱 화제다. 고졸검정고시와 대입검정고시 학원인강(인터넷강의) 그리고 토익시험과 검정고시 기출문제 등 다양한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또한 토익시험을 준비하는 이들 중에는 토익학원에 다니거나 토익시험을 독학으로 준비하는 이들도 많은데 공인모는 이들을 위해서도 토익공부법등 다양한 자료도 무료 제공한다.
공인모가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무료이면서도 질이 높은 명강의 때문이다. 회원가입 한 번으로 하루 3~6건씩 올라오는 인강을 비롯해 교재와 문답풀이, 오답노트 같은 다양한 메뉴를 모두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었다.
공인모 인강은 EBS 스타 강사 출신의 강사진이 일종의 재능기부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료이지만 수준이 일반 학원에 비해 높다. 게다가 실제 학원 강의를 촬영한 것이어서 스튜디오 강의에 비해 지루함이 덜하고 생동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인모 강의는 EBS 박문각과 서울강남 노량진뿐만 아니라 의정부와 대전 및 광주, 부산과 창원 그리고 김해와 마산 등에서 공인중개사학원과 주택관리사학원을 두루 경험한 실력파 강사들이 대거 참여해 오프라인 실강의로 구성된다.
공인모에서는 무료 인강과 교재 뿐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업무와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정년이 없는 주택관리사는 중장년층이 인생 2모작을 위해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또 취업난과 경제불황으로 인해 직업상담사와 사회복지사의 전망도 밝다.
아울러 유통업체의 전문화와 대형화로 인해 유통관리사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자체 물류 시스템에 큰 자금을 투자하면서 물류 체계를 관리하는 물류관리사 역시 주목받는 직업이다.
또한 공인모에서는 연령별, 지역별 커뮤니티를 통해 멘토링을 받거나 자체적으로 스터디 그룹을 조성할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들이 아니더라도, 진로 상담을 위해 둘러보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공인모 관계자는 말한다.
박씨는 현재 공인모에서 사회복지사 시험 인강을 들은 지 몇 개월이 지났으며, 강의의 퀄리티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처럼 장애가 있거나 경력이 단절됐던 분들, 어르신들 등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보면서 많이 위로를 받고 있다”며 “이런 분들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어 내가 받았던 수혜를 돌려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공인모(http://gonginmo.com)카페지기는 “지식은 돈으로 거래하는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무료 강의를 업데이트하기 시작했고, 보다 다양한 직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영 기자 (pk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