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울 등 지자체별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사업이 확대되면서 도심에서 전기차를 가끔은 볼 수 있다. 세계에서 20만대 이상이 팔리면서 압도적인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닛산 순수전기차(EV) 리프도 제주도를 벗어나 도심 주행을 시작했다. 지난 2014년 12월 제주도에서 첫 출시된 리프는 지난해 7월 창원을 시작으로 광주·서울 등 내륙으로 도입이 늘고 있다. 각 지자체가 보조금 지급을 시작하면서 지금은 100여대가 전국 곳곳을 달리고 있다.
세계 판매 1위 리프를 서울 시내에서 몰아봤다. 전기차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하기에 하루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하지만 집이나 회사 주차장에 충전기만 설치할 수 있다면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만족감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저렴한 유지비는 기본, 만족스러운 주행성능에 내연기관 차와 비교할 수 없는 조용함은 전기차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시속 60마일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가장 큰 소음은 시계소리’라는 TV 광고가 뇌리를 스쳤다. 시동(전원) 버튼을 켜고 끄기를 반복한 것도 너무 조용해 시동을 걸었는지 헷갈린 탓이다. 오디오 성능이 그리 뛰어나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음악을 듣는 것 자체가 만족스럽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속 80㎞/h 이상으로 달리는 동안은 ‘윙’하는 모터 소리가 미세하게 났으나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닛산은 리프 모터 소음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채택했다. 루프 매립형 안테나, 저소음 앞유리 와이퍼 모터, 소리 차단형 앞유리 디자인, 이중의 독립 모터 마운팅 시스템 등으로 소음을 크게 줄였다. 리프의 소음은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와 비슷한 21데시벨 정도다.
영등포에서 김포시청과 인근 주변을 포함해 왕복 50여㎞ 달린 결과, 만 하루 동안 배터리는 89%에서 39%로 줄었다. 리프는 1회 충전에 132㎞를 달릴 수 있다. 히터와 오디오 등 전자장치를 켜면 거리는 더욱 줄어든다. 대략 출퇴근 시간에 각각 1시간 정도를 달리는 사람이라면 3일에 한번 정도 충전을 해도 무난한 수준이다.
충전소는 예상대로 많지 않았다. 충전이 가장 큰 걸림돌인데, 집이나 회사에 충전기를 설치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강점이 된다. 이들은 주유소를 들르는 가끔의 수고마저 잊고 살 것이기 때문이다.
나뭇잎을 닮아 앙증맞은 디자인도 시선을 이끄는 요인이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인지, 차를 쳐다보던 사람들이 1회 충전거리를 묻기도 한다. 첨단에 대한 이미지와 친환경에 대한 이미지가 겹쳐진 것일까, 주행중에도 리프를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