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무용 기기 전문업체 제록스가 두 개 회사로 분리된다. 1906년 창립된 지 110년만이다.
제록스는 29일(현지시각) 프린터와 복사기 등 사무기기를 제조하는 회사와 사무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무기기 제조 회사는 4만명이, 정부기관 등에 사무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10만명이 각각 근무한다.
제록스는 최근 영업 실적이 좋지 않아 고전했다. 가장 최근 분기 매출을 보면 사무기기 제조 사업은 전년 동기보다 10% 감소한 18억8000만달러(약 2조2600억원)였으며, 서비스 제공 사업은 26억4000만달러로 제자리걸음했다.
제록스 분사에는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의 영향력이 미쳤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아이칸은 지난해 11월 제록스 지분 7.1%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으며, 이사회에 참여해 실적 향상 방안과 전략적 대안 등을 경영진과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우르술라 번스 최고경영자는 “분사 검토는 (아이칸이 지분투자를 하기 전인) 작년 10월부터 시작됐다. 나중에 분사계획에 대해 아이칸이 동의했다”며 압박에 따른 결정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미국 대기업 중 분사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4년 10월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가 모바일 결제서비스 업체인 페이팔을 분사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휴렛팩커드가 소비자 제품을 만드는 HP와 기업 고객 서비스 업체인 HPE로 나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