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하루 평균 1조원 넘게 거래되면서 증권시장 중심 금융상품으로 떠올랐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6일 거래일 동안 ETF 거래가 1조원 넘게 이뤄진 날이 9일에 이르면서 일평균 거래금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하루 평균 6000억원가량 매매되던 것과 비교하면 30%이상 투자금액이 늘어난 수치다. ETF는 코스피200이나 삼성그룹 등 지수를 쫓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품으로 저비용·분산투자 등 여러 장점을 갖춰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올 들어 ETF 거래가 가파르게 늘어난 것은 지수 변동성이 커진데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이 ETF 거래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중국 경기침체와 홍콩달러가치 하락, 원유가격 하락, 미국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주식시장 내림세가 이어지고 등락폭이 커져 보수적 성향의 ETF에 관심이 쏠렸다”고 말했다.
특히 달러 강세와 맞물려 원유와 금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를 저가에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이는 타이거 원유 선물 ETF나 코덱스(Kodex) 골드 등의 투자 수요로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ETF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ETF 자산 규모는 2010년 1조4830억달러에서 지난해 7월 2조9840억달러로 5년새 두배 넘게 성장했다.
지난해 10월이후 변화된 ETF 정책도 국내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문 연구원은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ETF 발전방안을 내놓으면서 기관의 ETF 투자확대를 허용하고 세제혜택을 강화하는 등 시장조치가 한몫했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ETF 투자상품을 확대하고 펀드에서 ETF 투자비중을 기존 20%에서 50%로 늘리는 것을 허용했다. 또한 국내에 상장된 해외지수형 ETF를 세제혜택 대상에 포함시켰다.
향후 국내 ETF 자산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등장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등에 ETF가 주요 투자상품으로 포함됐고 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3월부터 시행되면 ETF 편입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방홍기 한국거래소 ETF시장팀장은 “제도 변화와 함께 로보어드바이저, ISA 등 신상품 등장 영향으로 기관과 개인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쫓는 ETF를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욕구가 늘고 있다”며 “ETF 자산도 꾸준한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 투자가 투기적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문 연구원은 “ETF가 지수를 쫓는 상품으로 안정적인 것은 맞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레버리지나 역으로 투자하는 리버스 상품 투자비중이 높다”며 “지수방향이 예상과 엇갈릴 경우 실물 투자만큼 투자손실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6개월간 ETF 거래실적>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