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내년 하반기부터 3.0 S2 디젤엔진을 장착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제품군을 순차 출시한다.
이 3.0 S2 디젤엔진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 적용된다. 배출가스 규제 기준 유로 6를 충족하기 위해 기존 희박질소촉매장치(LNT) 방식이 아닌 선택적촉매환원장치(SCR)를 채택했다.
21일 현대·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제네시스 브랜드는 최근 개발한 3.0 S2엔진을 내년 하반기 제네시스(미국명 G80)와 EQ900(미국명 G90)에 새로 적용해 내놓는다. 2019년에는 대형 SUV ‘GV90(가칭)’와 중형 SUV ‘GV80(가칭)’ 등에도 이 엔진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유럽 시장 공략을 서두르기 위해 올 하반기 출시하는 제네시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2.2 R엔진을 처음 도입한다. 지금까지 나온 제네시스 모델은 모두 가솔린 엔진을 적용했다. 2.2 R엔진은 쏘렌토, 카니발, 싼타페, 그랜저 디젤 등에도 사용한 현대·기아차 대표 엔진으로, 디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을 희박질소촉매장치(LNT)로 처리한다.
올 하반기 가장 수요가 높은 2.2 엔진을 먼저 도입하고 내년 하반기 3.0 S2 엔진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3.0 S2엔진 큰 장점은 NOx 처리 방식이다. 3.0 S2 엔진에 사용된 SCR 방식은 배기가스를 대기 중으로 배출시키기 전에 요소수(암모니아 수용액)를 분사, 촉매작용을 이용해 N2와 O2 등 유해하지 않은 물질로 전환시키는 방법이다. 요소수를 정기적으로 보충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NOx 저감 효율이 90%로 높아서 3000cc 이상 고배기량 차량에 주로 사용된다.
이에 반해 기존 LNT 방식은 NOx 저감 효율이 70% 수준이고 가격이 저렴해 2000cc 이하 저배기량 엔진에 주로 사용된다.
유럽에서는 SCR가 주로 사용된다. 메르세데스-벤츠, 푸조·시트로엥 등은 유로6 디젤 제품군에 SCR 방식을 도입했다. LNT 방식을 주로 사용하는 BMW도 고배기량 차량에는 SCR 방식을 적용한다. 현대·기아차는 환경부가 2017년 9월부터 디젤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맞춰 SCR을 도입, 향후 2.0 디젤 엔진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디젤 모델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 80%가량이 디젤 차량이다. 제네시스가 국내, 북미, 중동에 이어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디젤 모델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현대·기아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적용하는 디젤엔진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뛰어난 연비와 NVH(소음 및 진동) 성능을 갖추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제네시스는 3.3 가솔린 터보와 더불어 3.0 디젤엔진을 주력 엔진으로 삼는다. 3.0 디젤엔진을 장착한 제네시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BMW 535d, 벤츠 E300 블루텍, 아우디 A6 50TDI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EQ900 디젤 경쟁모델은 BMW 730d, 벤츠 S350, 아우디 A8 55TDi 등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환경부 규제가 강화되면 LNT 방식만으로는 충족시키기 어렵기에 SCR 방식 도입은 불가피한 것”이라며 “SCR 방식이 NOx 저감 효과는 크지만 무거우면서도 요소수 탱크를 따로 마련해야 하고 가격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2000cc 이하 소형 디젤 차량에는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