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의 한중록] <1> 병신년에 시작된 `제국의 역습`

중국이 세계 게임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키플레이어로 떠올랐다. 단순히 큰 시장 때문은 아니다. 게임을 비롯한 중국 기업 디지털 콘텐츠 개발 능력은 3~4년 사이 급성장했다. 모바일게임에서는 이미 한국을 뛰어넘었다. 텐센트 등 중국기업은 라이엇게임즈, 넷마블게임즈, 카카오 등 유망한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중국 게임업계 생생한 소식을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이 격주로 전한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뜨겁다. 시장을 지배하는 1·2위 간 격전이 치열하다.

현재 중국 게임시장 1위는 세계 게임시장을 지배한 텐센트다. 중국 1위가 세계 1위라는 점이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 만큼 중국 게임시장 규모와 파워가 막강해 졌다.

텐센트는 한국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로 단숨에 중국 시장 1위가 됐다. 막강한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위챗이라는 중국판 카카오톡을 개발했다. 모바일 생태계에도 절대적 영향력을 과시한다. 카카오톡이 게임을 수익모델 삼아 잠재력 있는 플랫폼에서 수익성 좋은 회사가 됐다. 중국 모바일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텐센트도 위챗을 무기삼아 중국 모바일게임 넘버원 플레이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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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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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는 한국 스마일게이트가 만든 크로스파이어로 중국 거대 게임사로 발돋움 했다. 크로스파이어.

텐센트를 상대로 기존 온라인·웹게임·모바일 분야 강자가 작년부터 도전을 시작했다.

텐센트를 긴장하게 만드는 곳은 중국 온라인게임 강자였던 ‘넷이즈’다. 넷이즈는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이 한국게임 수입에 의존하던 2000년대 초중반 성장했다.

한국게임이 중국 정부 규제를 받는 틈을 타 자체개발과 직접 서비스로 급성장했다. 이 회사 성공 IP인 ‘대화서유’ ‘몽환서유’는 서유기를 소재로 한 중국 국민게임이다.

넷이즈는 두 개의 서유기를 작년 여름 모바일게임 서비스로 내 놓으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중국에서 단일 모바일게임 최초로 월 1000억원 이상 매출을 내 놓는 거대 타이틀을 만들었다.

현재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1위는 ‘몽환서유’, 2위가 ‘대화서유’다. 온라인 유물을 모바일화해 대박을 일으킨 셈이다. 한국 ‘뮤 온라인’ IP를 모바일화해 큰 성공을 이룬 ‘전민기적’ 성공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하다.

텐센트 입장에서는 최상단 1·2위 자리를 넷이즈에 빼앗겼다는 점에서 자존심 상할 것이다. 어떤 차트건 1위 자리는 상징적이다. 텐센트는 그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개발물량-마케팅물량-운영물량 세 가지 무기를 최대한 동원한다. 그럼에도 1·2위 자리는 반년 넘게 요지부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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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가 새해 1위 자리 탈환을 위한 포문을 열였다. 텐센트.

새해 텐센트는 좀 더 강력한 무기를 동원했다. 바로 IP 파워다. 작년 하반기 ‘열혈전기’와 ‘크로스파이어’ IP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새해 벽두부터 일본 유명 IP ‘나루토’를 모바일게임화해 ‘화영닌자’라는 타이틀로 내 놓았다. 초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좋다.

현재 3위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화영닌자’ 외에도 ‘미르의전설’ IP를 기반으로 한 ‘열혈전기’도 굳건하다. 텐센트는 압도적 물량을 동원해 1·2위 탈환에 노력한다. 이른바 ‘병신년 제국의 역습’이 본격화됐다.

뜨거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공룡이 대결한다. 한국 모바일게임 플레이어는 어떻게 중국시장에 접근할지 고민해야 한다. 우수 타이틀에 목마른 이용자에게 여전히 한국 게임은 기술·정서적으로 훌륭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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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차이나조이에서 블레이드&소울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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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게임전시회 2012에서 중국 바이어와 상담 중인 한국 게임사 도마엔터테인먼트 관계자 모습.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한·중 게임전문가, 칼럼니스트=dooil.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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