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루나를 잇는 제2 설현폰 ‘쏠(Sol)’을 내놓는다. 쏠 출고가는 루나보다 5만원 정도 싼 39만9300원으로 8만원대 요금제에서 2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화웨이 Y6, 삼성전자 갤럭시A5·A7, LG전자 K10 등 연초부터 중저가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은 19일부터 쏠 예약 가입을 시작하고 22일 출시한다. 쏠 제조사는 중국 가전회사 TCL의 자회사인 알카텔원터치다. TCL은 휴대폰 사업을 위해 2004년 프랑스 알카텔루슨트 휴대폰 사업을 인수했다.
쏠이 제2의 루나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광고 모델 때문이 아니다. 이번에도 기획 단계부터 쏠 개발에 참여했다. 루나는 중국 폭스콘이 제작해 TG앤컴퍼니가 설계·디자인을 맡았고 SK텔레콤이 참여한 ‘기획형’ 스마트폰이다. 쏠은 SK텔레콤 기획 역할이 더 커졌다.
SK텔레콤은 하드웨어 성능을 낮춰 가격을 내리는 방식의 중저가폰 가격 경쟁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전 고객 조사에서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은 시간을 게임·동영상·음악 등 미디어 콘텐츠에 쓴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를 위해 추가 외장 배터리, 이어폰, 메모리 카드 등을 별도로 구매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SK텔레콤은 미디어 콘텐츠 이용에 꼭 필요한 성능과 액세서리 패키지를 먼저 구성했다. 이를 제조사와 협업해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쏠은 5.5인치 풀HD 대화면이다. 외관에 폴라카보네이트 소재를 적용해 국내 출시 5.5인치 이상 제품 가운데 가장 가벼운 무게(134g)와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퀄컴 옥타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해 미디어 콘텐츠 구동 시 전력 효율을 개선했다. 전면 상·하단에 스피커 두 개를 장착해 사운드 출력을 배가시켰다.
SK텔레콤은 쏠 구매 고객에게 세계적 오디어 업체 하만의 JBL 고급 이어폰, 1만400㎃h 대용량 외장배터리(거치대 겸용), 32GB 외장 SD카드를 제공한다. 전국 주요 거점 100곳에 쏠 전문 사후관리(AS) 매장도 운용할 계획이다. 김성수 SK텔레콤 스마트 디바이스 본부장은 “고객은 가격만 싼 제품보다 기본 재원은 갖추면서 가장 필요한 핵심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라며 “고객이 생각하는 핵심 가치를 반영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알카텔원터치 ‘아이돌착’을 출시했다. 고객의 다양한 중저가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다. 이후 기획 단계에 참여한 루나 폰으로 중저가폰 돌풍을 일으켰다.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내놓은 화웨이 Y6가 출시 한 달도 안돼 2만대 이상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삼성전자가 2016년형 갤럭시A5·A7을 출시했고 LG전자가 K10을 내놓고 중저가폰 대열에 합류했다.
가격 경쟁력이 스마트폰 구매 핵심 사항으로 떠오른 만큼 중저가폰 시장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업계는 쏠처럼 단순히 가격만 낮춘 게 아니라 고객에 특정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제조사와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통사 단독폰 출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쏠 지원금과 구매가(출고가:39만9300원/자료:SK텔레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