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정부와 게임계,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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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회장

강신철 K-IDEA(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 patriot@gamek.or.kr

지난 한해 국내 게임업계 화두는 ‘생존’이었다. 글로벌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게임들을 출시했다. 예전에 없었던 값비싼 방송 광고도 급증했다.

그 결과 어떤 기업은 그럭저럭 버텼지만 신규채용을 포기하거나 심지어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하는 회사도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9.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게임업계 종사자 수가 9만여명에서 8만7000여명으로 5% 하락(2015 게임백서)한 것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게임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것도 옛말이 됐다.

생존이라는 화두는 올해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새해 초부터 각 기업은 야심차게 신규 라인업과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부활을 다짐하한다. 그럼에도 그 게임이 성공할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성공을 예측하기 어려운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막연히 불황과 불확실성만 탓할 수는 없다. 불황에서 성공한 기업은 대부분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카이엥겔(Kai Engel) 등이 공저한 ‘혁신의 대가들’(Masters of Innovation)이라는 책이 있다. 저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불황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비용절감 노력이 아니라 혁신관리 역량을 시스템적으로 갖췄기 때문에 생존이 가능했다.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혁신적’이었나 되짚어 보게 된다. 온라인게임을 세계에서 최초로 상용화한 종주국, 부분 유료화 모델을 선도한 것 외에 별로 할 얘기가 없다.

항상 규제에 시달린다거나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는 불쾌한 소식 밖에 없었다.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노력도 글로벌 기업에 비해 부족하고 그저 글로벌 트렌드를 ?아가기 바빴다.

우리가 현실에 안주하는 동안 중국은 빠르게 게임개발, 사업능력을 키웠다. 북미와 유럽은 세계에서 통하는 모바일게임을 만들어 시장을 호령했다.

LG경제연구원이 얼마 전 발표한 ‘지속성장기업의 조건’ 보고서가 바로 국내 게임업계가 직면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듯하다.

불확실성 시대에 우리 주력 산업군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즉 잘 되는 것을 모방하기 바빴다. 과감하고도 근본적인 혁신은 없었다는 비판이다.

글로벌 사업자가 장악한 모바일 플랫폼과 거대시장을 앞세운 중국 앞에 이미 늦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혁신적 게임이 선보일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 모두 과감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치열한 도전과 기업 간 협업이 필요하다. 정부는 기업 연구개발(R&D)이 활발해지도록 규제보다는 진흥을 위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게임을 전담해 정책을 개발하는 기구도 필요하다. 규모가 10조원이나 되는 산업에 제대로 된 연구소 하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기업은 투자를 늘려야 한다. 당장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과 미래 10년을 바라보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게임산업 위기를 말한지 몇 년이 지났다. 게임은 콘텐츠 산업 수출 선봉이다. 더 이상 방치할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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