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라이벌인 삼성과 LG가 2016년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맞붙게 됐다.
LG전자 ‘LG페이’가 이르면 오는 3월 세상에 나온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에서 큰 성과를 거둔 삼성페이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편의성을 대폭 높인 점은 동일하지만 결제 방식은 상이해 삼성페이 아성을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새로 선보일 LG페이는 ‘화이트카드’ 방식이다. 화이트카드는 이른바 만능 전자카드다. 모든 신용카드 결제는 물론이고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까지 스마트폰 없이 카드 한 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금융권 반응은 엇갈린다. LG전자가 스마트폰을 결제 메인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고 별도 실물 카드를 발급하는 형태가 소비자 결제 행태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LG전자 화이트카드 전략은 신용카드 사용자 행태를 그대로 끌어안기 위한 조치다. 스마트폰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소비층까지 끌어들여 경제 소비가 많은 층을 유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LG페이 테스트에 참여한 다수 협력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결제 매체로 사용하는 것보다 신용카드와 동일한 매체를 결제에 사용하는 것이 보다 친숙하고 편리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특히 당초 예상을 깨고 마그네틱(MS) 결제를 우선 적용하는 부분도 소비자는 물론 가맹점에도 반가운 일이다.
IC카드 결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LG도 MS방식을 택했다. 이번 LG페이의 MS결제 방식 채택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은 크게 근거리무선통신(NFC) 진영과 마그네틱 결제 진영으로 나뉘게 됐다.
현재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LG페이 탑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국내 상당수 카드사도 LG전자와 협력을 곧 구체화할 계획이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LG전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대부분 카드사가 현재 LG전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결제 대행을 맡는 밴사는 우려 목소리가 공존한다. 삼성페이에 이어 LG전자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 사전 본인인증이 가능한 간편 결제 형태라는 점에서 ‘전표 수거 수수료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카드와 밴업계 간 벌어지는 삼성페이 전자전표 수수료 갈등이 LG전자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밴사 관계자는 “LG전자까지 사전 본인인증이 가능한 결제 서비스가 나오면 앞으로 전표 수거 대행 업무가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며 “그럴 경우 중소 밴 대리점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