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저유가에 휘발유값 67% 인상… 공공요금도 올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휘발유 값을 최고 67% 올렸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재정난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각) 사우디 관영 SP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연료 보조금을 대폭 줄이고 국내 휘발유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고급 무연휘발유는 리터당 16센트에서 24센트로 50% 올랐다. 보통 휘발유는 12센트에서 20센트로 67% 급등했다. 사우디 휘발유 가격은 정부 연료 보조금 지원으로 베네수엘라, 리비아에 이어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경유와 등유 가격도 오른다. 1971년 이후 44년간 사우디 정부가 에너지 가격을 올린 건 아홉 차례에 불과하다.

사우디 정부 조치는 지난 10월 27일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이 연료가격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졌다. 보조금 축소를 시작으로 저유가 시대 비상 긴축 정책에 들어갔다.

재정적자 우려에도 “외화 보유액이 충분하다”며 재정 건전성에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바꿨다. 국채 발행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말부터 재정 적자에 대비해 보조금 삭감·세금 개편 등을 권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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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전기·수도 요금까지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우디 정부 내년 세입이 크게 줄어 870억달러가량 재정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조치다. 사우디 경제구조는 재정수입의 80%, GDP 45%, 수출 90%를 석유가 차지한다.

사우디 정부는 재무부 웹사이트에서 2016년도 수입은 5138억리얄(약 1370억달러)로 줄어드는 반면, 지출은 8400억리얄(약 22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올 재정 적자는 사상 최대인 980억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 국내총생산(GDP) 15%에 해당한다.

한편 사우디는 보조금 축소와 같은 재정 긴축뿐만 아니라 무세금 정책을 포기했다. 이달 초 부가가치세를 3∼4년 안에 도입하기로 인근 걸프 국가들과 합의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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