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넷시스템, 급속충전기 1000개 수주 돌파

국내외 전기차용 급속충전기 누적수주량 1000대를 돌파한 중소기업이 등장했다. 세계 급속충전기 시장점유율 10%에 달한다. ABB·슈나이더일렉트릭·에파섹 등 굴지의 글로벌기업과 벌이는 경쟁에서 따낸 성과여서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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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노퍽(Norfolk)시 공용주차장에서 한 전기차 운전자가 시그넷시스템 급속충전기로 자신의 닛산 리프(Leaf) 차량을 충전하고 있다.

시그넷시스템(대표 황호철)은 자사 전기차 급속충전기(차데모·콤보 듀얼방식) 국내외 누적 수주물량이 1004대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글로벌 급속충전기 시장 7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차데모(CHAdeMO)’ 규격 충전기(1만156대) 기준으로 따지면 10%에 해당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말까지 급속충전기(차데모·콤보) 누적 구축량을 1만5000대로 집계한 것을 기준으로 삼아도 시장 점유율은 약 7%에 달한다. 급속충전기 가격이 대당 2300만~27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관련 누적 매출만 250억원에 이른다.

시그넷은 2010년 한국 업체로는 최초 급속충전기(50㎾h급)를 개발한 후 해외에서만 553대를 수주했다. 지난 2013년 일본 마루베니상사 등과 해외 시장에 진출한 후 닛산(미국)을 비롯해 기아차(유럽) 등에 400대가 넘는 충전기를 공급했다. 해당 국가에 한해 독점적 공급선까지 확보해 새해 수백대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닛산이 북미시장에서 완성차 업체와 사용자 호환(로밍) 가능한 대규모 충전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어서 시그넷시스템 충전기 독점공급이 유력하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압도적이다. 시그넷은 환경부·환경공단 공급물량 240대를 포함해 현대기아차 등에 총 451대 급속충전기를 공급했다. 내수시장 점유율 90%가 넘는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그넷시스템은 최근 BMW·폭스바겐·포드·혼다 등과도 충전기 공급을 위한 제품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급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구글을 포함해 유력 전력회사 등과도 대규모 충전소 구축 협의를 진행 중이다.

황호철 사장은 “새해 국내외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50㎾h급 급속충전기 뿐 아니라 20㎾, 100㎾ 등 고용량·고효율 제품도 추가 출시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유럽·일본 등 전기차 시장이 3~4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에만 1500대 수출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시그넷시스템 급속충전기는 글로벌 규격인 일본 ‘차데모(CHAdeMO)’와 미국 UL 표준을 모두 받았으며 차데모 방식과 국제표준(ISO) ‘콤보(TYPE1)’ 규격을 만족하는 듀얼 제품을 생산해왔다. 고주파 스위칭 알고리즘을 적용해 병렬연결이 가능한 모듈화 방식 기술로 안정적 출력은 물론 구축 환경별로 손쉬운 출력용량 확장과 생산 자동화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가격도 경쟁 제품에 비해 30%가량 저렴하고 제품 크기도 3분의 1 줄였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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