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화장품 매출 쑥쑥 70% 요우커 한방 화장품, 마스크팩 쇼핑 1순위

[코스인코리아닷컴 정부재 기자] 2015년 국내 면세점 시장은 시내면세점 사업자 계약기간 갱신에 따른 재입찰로 판도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화장품이 면세점 매출 상승 1순위 품목임을 확인한 해다.
특히 전체 면세점 매출의 70% 이상을 외국인이 올리고 이중 80% 이상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올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요우커에 의한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았다.
설화수, 후, 숨, 닥터자르트, 메디힐 등 중고가 화장품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일부 트렌디한 메이크업 브랜드 강세 현상이 지속됐다
또 정부가 향후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에 따라 올해 면세 사업자 재입찰로 서울 시내면세점은 롯데, 신라, 동화, 워커힐 등 기존 6개에서 HDC신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M, 신세계 디에프, 두산 등 9개로 늘어나는 등 면세점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변동 현황

올해 상반기에는 인천, 김해, 제주, 청주, 대구 등 공항면세점 사업자에 대한 재입찰이 진행됐다. 인천국제공항 12개 구역 입찰에서는 롯데가 4곳, 신라가 3곳, 신세계가 1곳을 배정받았고 나머지는 중소중견 조인트벤처 입찰 참여사에게 사업권이 넘어가는 등 면세점 시장을 놓고 대기업과 중견기업간 경쟁이 치열했다.
이들 시내면세점은 특히 1만여개가 넘는 사후면세점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면세점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사후면세점(면세판매장)은 2011년 2071개, 2012년 3296개, 2013년 5486개, 2014년 8,918개 등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해 2015년 현재 10,774개 규모에 이른다.
요우커 등 외국인 관광객 면세점 쇼핑 1위 품목은 단연 화장품이었다. 선물용으로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하다는 이유에서다.
신라면세점이 집계한 2015년 베스트셀러 화장품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과 함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잇츠스킨 등 스테디셀러 화장품이 판매순위 10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신라면세점 베스트 셀러 화장품

특히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영부인이 LG생활건강 프리미엄 한방화장품 ‘후’를 구입했다는 소문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요우커를 중심으로 한방화장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면세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기에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잇츠스킨 달팽이 크림, 네이처리퍼블릭 알로에 수딩젤, 메디힐 마스크팩 등도 대표적인 면세점 빅히트 K-코스메틱 브랜드로 꼽힌다.
면세점들도 국산 화장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은 니즈를 반영해 각 점별로 특화매장을 운영하거나 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한 공간에 배치해 관광객들이 한 번에 비교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뷰티크 형태 매장을 구성한 면세점도 있을 정도다.
또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에게 택시비를 지원하거나 외국인 대상 현장 프로모션, 구매금액별로 사은품과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와함께 요우커가 몰리는 매장에는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해 통역을 지원하고 제품정보를 제공하는 등 활발한 현장 마케팅을 진행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활발한 판촉활동을 연중 진행했다. 또 택시비 지원을 물론 방한 중국인 대상 여행 필수품으로 구성된 창유예포 세트를 증정하고 VIP 고객 초청 행사와 국경절, 춘철 프로모션도 추진했다. 신라면세점 매출중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 대비 50%대에 이른다.
시내면세점 사업자 재입찰 이후 시장 판도 변화 역시 관심 대상이다. 지난 7월 신규 특허를 얻은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각각 12월 24일과 12월28일 잇따라 오픈함에 따라 면세업계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중소, 중견 SM면세점까지 가세하고 내년 상반기 중엔 신세계디에프와 두산이 기존 특허를 건네받아 면세점을 새로 오픈할 경우 기존 면세업계가 내년 이후 내부 경쟁 과열, 정책 변화로 인한 사후면세점 변수, 주변국 환경 변화 등 3중고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이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526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8조307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상반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이 있었지만 지난 7월까지 5조1054억원을 기록해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규 면세점 가세로 단체 관광객 유치와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에 따른 기존 면세 사업자의 시장 방어 등 면세사업자간 과당경쟁이 면세점 시장 전체 수익성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후면세점과의 경쟁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이 관세, 소비세, 부가가치세 등이 빠진 가격으로 사전에 구입하는 ‘듀티 프리(Duty Free)’ 개념인 것과 달리 사후면세점은 제품 구입 후 소비세, 부가가치세 등을 공항에서 환급받는 ‘택스 프리(Tax Free)’ 방식이다.
사후면세점은 환급 절차 등의 불편함으로 상대적으로 시내면세점이나 공항면세점에 비해 이용도가 낮았다. 정부는 2016년 1월부터 건당 20만원, 총 100만원 한도 내에서 사후면세점 상품의 세금을 바로 환급해 주는 등 사후면세점 이용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윤서현 팀장은 “요우커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산 화장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제품의 질과 가격측면에서 우수하고 한류 모델을 내세운 중국내 화장품 홍보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의 면세점에 구입한 화장품을 갖고 본국으로 들어가면 ‘진짜’ 상품이라는 보장이 된다고 해서 면세점 화장품 구매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이석춘 과장은 “관광객 유치와 함께 택시비 지원, 여행용품 증정, 와이파이, 셀카봉, 충전기, 티머니, N타워 입장권 제공 등 다양한 현장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용산에 오픈하는 신규 면세점은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하고 다양한 브랜드를 유치하는 방법으로 시내 면세점 업계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정부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