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의 퇴장... 비대면 IT뱅크 시대 개막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계좌개설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실명확인’ 시대가 열렸다. 연내 다양한 생체인증 기술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인증기술이 속속 상용화될 예정이다. 모바일이나 IT기기가 은행 창구를 대체하는 ‘IT뱅크’가 현실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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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은 조용병 신한은행장(왼쪽), 소녀시대 써니(가운데)와 2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연회’에 참석해 시연을 했다.

2일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은행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모바일 금융서비스 ‘써니뱅크’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대면 창구 수준 업무처리가 가능한 무인 스마트점포(디지털 셀프뱅킹 창구) ‘디지털 키오스크’도 공개했다.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다. 해외에서도 일부 인터넷 전문은행에서만 활용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이달부터 금융거래 시 실명확인을 비대면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당시 실명 확인은 대면으로 해야 한다고 했던 유권해석을 22년 만에 바꾼 것이다.

금융위는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으로 소비자 신분증 사본 제시, 영상통화, 현금카드 전달 시 신분 확인, 기존 계좌 이용, 생체인증 등을 제시했다. 이 중 두 가지 이상 수단을 사용하면 된다.

신한은행이 선보인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는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거래할 수 있다. 비대면 계좌개설을 위해 신분증 촬영 전송, 영상통화 또는 기존계좌 활용, 휴대전화 인증으로 이어지는 3중 확인절차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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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왼쪽 두번째)이 디지털키오스크에서 손바닥정맥 인증을 시연하고 있다.

계좌 신청자가 스마트폰으로 본인인증을 받은 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촬영해 전송하고 상담원과 영상통화를 거치면 새로운 계좌번호가 부여된다.

신한은행은 써니뱅크에 환전서비스와 중금리 대출 상품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서류로 신청 5분 내에 승인이 가능한 간편 대출도 곧 상용화한다.

이와 함께 자동화기기에서 창구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점포 ‘디지털 키오스크’ 서비스도 시작했다. 디지털 키오스크에는 손바닥 인증방식을 적용했다.

키오스크에 신분증을 넣고 영상통화 또는 손바닥 정맥지도 인증(바이오인증)을 거친 뒤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나 전화(ARS) 인증 절차를 추가로 밟으면 된다. 입출금 창구 거래량 90%에 해당하는 107가지 창구 업무가 가능하다. 무통장 송금, 체크카드 발급, 보안카드 발급뿐 아니라 각종 증명서, 예·적금, 펀드 가입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수도권 내 17개 영업점에 24대를 우선 설치하고 지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연회에 참석해 국내 1호 비대면 실명확인 통장을 발급받았다.

임 위원장은 “비대면 실명확인은 인터넷전문은행, 계좌이동서비스와 함께 금융개혁이 국민 일상의 금융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다양한 생체정보 인증기술이 발달하면 머지않아 휴대폰에서 바이오인증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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