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CES(미국), MWC(스페인), IFA(독일)의 공통 화두는 단연 ‘사물인터넷(IoT)’ 이다. 사물인터넷은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웨어러블디바이스, 스마트카 등과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7월 맥킨지는 2025년 사물인터넷 시장이 최대 11조1000억달러, 세계 GDP 11%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기업은 이미 확보한 고객층을 사물인터넷 생태계로 연계하고 자사의 부족한 부분은 글로벌표준과 기업 간 연합(얼라이언스)으로 보완해 글로벌 IoT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표준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표준화기관이 공동으로 설립한 원엠투엔(oneM2M), 구글이 주축인 스레드 그룹(Thread Group), 퀄컴 중심 올신 연합(Allseen Alliance), 인텔 주도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가 있다. 글로벌 기업은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표준에 참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물인터넷 생태계 특징은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가전, 이동통신, 부품, 플랫폼 및 인터넷서비스 등 기업들은 사물인터넷 생태계에서 각각 그들만의 영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호간 협력이 수반돼야 한다. 또한, 사물인터넷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기업이 그들만의 전략 수립에 매진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는 급변하는 사물인터넷 산업 환경에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으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거대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 사물인터넷 기술은 ICT 경쟁력에 힘입어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원천기술 분야는 경쟁력이 취약하다. 이를 극복하고 신시장을 개척·선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 차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 기술이 표준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글로벌기관과 협력하고 오픈소스 기반, 개방형 구조 R&D를 지향해야 한다. 최근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글로벌표준 기반 사물인터넷 플랫폼(모비우스)을 개발해 소스코드를 공개한 것은 좋은 사례다. ‘모비우스’는 다양한 비표준기기와 호환성이 뛰어나고 오픈소스 기반으로 우리 중소기업의 창의적 아이디어 사업화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국내에는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반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실증사업이 해당 서비스 분야 참조모델과 사업화 마중물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거시적 차원에서 대한민국을 사물인터넷 시대 글로벌 기업 테스트베드 선도국가로 만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 인프라 및 서비스 환경을 조기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물인터넷은 기존 전통산업, 제조 및 서비스 산업 등 경쟁력과 매우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따라서 사물인터넷 융합을 통해 기존 산업 혁신을 이뤄낸다면 시너지는 배가될 것이다. 대기업은 기존 산업 변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신시장 창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중소·중견기업은 새로운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창조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상생협력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기존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사물인터넷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산업이다. 사람을 넘어 사물이 활용하는 인터넷 인프라 환경은 기존 제조 및 서비스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더불어, 대중소기업의 개방형 혁신과 공생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기업 스스로 인식 전환 및 과감한 투자 그리고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박청원 전자부품연구원장 cwpark9@ke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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