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고 불리한 약관을 제공한 휴대폰 보험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
공정위는 휴대폰 보험 시장현황과 소비자 피해 발생 여부를 조사한다고 11일 밝혔다. 국정감사에서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이 관련 내용을 지적해 실태 파악에 나섰다.
고가 스마트폰 등 휴대폰 파손·분실에 대비한 보험 가입은 늘어나는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휴대폰 보험 가입자는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577만9000명으로, 작년 전체 가입자 수(602만3000명)에 근접했다.
문제는 이통사별로 상품을 제공하는 보험사가 1~2개로 정해져 소비자 선택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 가입자 보험 계약은 KB손해보험이 독점했다. SK텔레콤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KT는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맡고 있지만 보험 가입 절차상 이통사 시스템에서 강제 분류된다.
보험 약관도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휴대폰 보험 보상은 대부분 실거래가가 아닌 출고가를 기준으로 한다. 휴대폰은 대체 신상품이 나오면 금방 구형이 돼 제품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지만 이통사는 출고가를 보상 기준으로 삼는다. 보험 가입 후 수개월만 지나면 이통사가 요구하는 수십만원 고객분담금을 내고 구형 단말기를 보상받는 것보다 오히려 새 기기를 사는 게 낫다.
유의동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를 지적하며 “2012년에도 금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보험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했지만 통신사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며 “공정위가 먼저 불공정거래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위는 “국감 지적에 따라 실태 파악에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