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중반 직장인 이 모씨는 최근 전세 아파트 대신 서울 마포구 성산동 인근에서 전용면적 55㎡ 신축빌라를 2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방 3칸과 욕실 2개를 갖췄고 주차장도 있다. 이씨는 “가격은 저렴하면서 아파트처럼 넓고 편리해서 마음에 든다”며 “인근에 재건축 아파트 주민이 있어 전•월세 수요가 풍부한 편이어서 세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금이 쉼 없이 오르고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해 전세난이 확산되면서 한동안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신축빌라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빌라란 다세대•연립주택을 말한다. 대표적인 서민 주택이다. 4층 이하 건물로 아파트처럼 101호, 102호, 103호 등 호마다 주인이 제각각이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빌라 거래가 최근 1~2년 새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 빌라 거래량은 4만189건으로 서울시가 201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3만820건)보다 30.4% 늘어난 것이다. 전세가율이 높은 은평•강서•강북•마포구 등 강북권에서 신축빌라 거래가 활발했다. 강남권에서도 저렴한 신축빌라가 몰려 있는 송파•관악구에서 거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뜸했던 신축빌라 신축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지역 신축빌라는 2011년 2만4751가구(준공 기준)였지만 이듬해부터 매년 3만가구 넘게 쏟아지고 있다. 요새 신축빌라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엘리베이터와 가구당 주차장 1대를 갖추고 있는 데다 방 구조와 마감재를 일반 아파트 못지않게 건축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인테리어에 조금만 신경 쓰면 남부럽지 않은 ‘스위트 홈’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방 2개와 욕실 1개를 갖춘 투룸 신축빌라는 준공 1~2개월 이내에 대부분 다 팔린다는 게 ‘빌라상담센터’ (http://cafe.naver.com/housefind)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분양가는 대체로 1억원 중후반부터 2억원 수준에 책정됐다. 방 3개짜리 스리룸도 3억원대다. ‘빌라상담센터’ 관계자는 “서울에서 66.1㎡(20평)대 아파트를 분양 또는 매입하려면 5억원가량이 필요한데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의 자금 여력은 대체로 3억원 수준이다 보니 신축빌라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월 고정적인 임대 수익을 위해 신축빌라를 찾는 투자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가뜩이나 전셋집이 부족한 가운데 본격적으로 강남권 재건축발 특수(特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이주 예정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1만여 가구에 달한다.
강남구 개포•대치동, 송파구 석촌•가락동 등에서 투룸 신축빌라를 매입해 보증금 2000만~5000만원에 월세 30만~50만원으로 세를 줄 경우 연간 5% 안팎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역세권에 위치한 새 신축빌라를 골라야 한다고 말한다. ‘빌라상담센터’ 김민기 팀장은 “신축빌라는 재건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준공 5년 이내 건물을 매입하면 좋다”고 말했다. 저렴한 신축빌라는 수도•가스관이 노후해 비나 눈이 오면 수리비가 더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해당지역의 신축빌라 분양 및 매매 문의는 빌라상담센터 홈페이지(http://cafe.naver.com/housefind)와 대표전화(070-8862-1577)로 상담 및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