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붐을 주도했던 여성, 중장년층을 겨냥한 게임이 돌아온다. 대형 롤플레잉게임(RPG)이 시장을 지배했던 최근 트렌드에 변화가 감지된다.
10일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NHN픽셀큐브와 다음카카오가 공동 개발한 모바일 퍼즐게임 ‘프렌즈팝’이 매출 12위에 올랐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등장하는 카카오프렌즈(캐릭터)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이 게임은 8월 말 출시된 후 약 10일 만에 최상위권에 접근했다. 게임 특성상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데이토즈가 출시한 퍼즐게임 ‘상하이애니팡’은 출시 이틀 만에 인기 순위 5위에 올랐다. 사전예약자만 101만명을 모았다. 카카오게임하기 사상 최대치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이용자층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애니팡을 경험했던 이들 중 상당수가 게임에 접속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애니팡은 게임에 관심이 없던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모바일게임으로 끌어들인 주역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하이애니팡이 그동안 모바일게임에서 소외됐던 고연령층 이용자를 다시 불러 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RPG가 장악했다. 구글플레이 매출 중 80% 이상을 점유하는 상위 10위 안에 RPG 게임이 4개를 차지한다.
출시 2년 안팎 게임들이 1~2위 등 초상위권을 점령했다. 퍼즐게임은 ‘애니팡2’ ‘캔디크러시소다’ 등 두 종에 불과하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 모바일게임을 그만 둔 사람 중 40대 이상 이용자가 49%에 달했다.
50대 이용자 중 36%가 게임을 그만뒀고 40대에서는 30%, 60대에서는 29%가 1년간 모바일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중·장년층에서 모바일게임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한번 모바일게임을 경험한 이들은 게임을 그만뒀더라도 복귀하는데 큰 장벽이 없다”며 “대작 RPG 시장 형성 단계에서 가려져 있던 퍼즐·보드 등 캐주얼게임이 다시 전면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캐주얼게임이 다시 대두되며 다양성을 갖추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소셜카지노게임이 주력인 다다소프트는 9일 ‘2048 버스터즈(Busters)’를 글로벌 출시했다. 2048은 4×4 격자에 나타나는 숫자 2 또는 4를 상하좌우로 움직여 ‘2048’이라는 숫자를 조합하는 퍼즐게임을 통칭한다. 다다소프트는 이 룰을 활용해 상호대전이 가능한 모바일게임을 만들었다.
김현수 다다소프트 대표는 “2048은 아직 한국에서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마니아 층이 존재하는 게임 룰”이라며 “퍼즐게임에서도 차별화 시도가 이어지며 점점 다양성을 갖춰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