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특허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1년 미국을 앞질러 ‘세계 1위 특허 출원 국가’로 우뚝 섰다. 2013년 중국에서 출원된 특허는 82만건으로 세계 특허 출원 수(260만여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특허 출원 증가율 역시 타국을 압도한다. 지난 2008년부터 작년까지 중국의 연평균 특허 출원 증가율은 20.6%로 일본(-0.3%)과 한국(3.6%), 미국(4.1%)을 훌쩍 뛰어넘는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세계에 출원된 중국 국적 특허는 73만4096건이다. 중국인과 중국 기업이 출원한 특허다. 당해 전체 특허 출원 수(260만여건)의 약 28%에 달한다. 세계 1위다.
중국이 세계에 출원한 특허 수는 지난 2008년 처음으로 한국과 독일을 넘어섰다. 지난 2012년에는 미국과 일본을 넘어 세계 1위 출원국으로 안착했다. 2위와 격차도 무섭게 벌리고 있다.
이처럼 지난 2012년 이래 중국에 출원되는 특허 수와 중국이 세계에 쏟아내는 특허 출원 수 모두 세계 1위다. 중국은 명실상부 지재권 최강국으로 지위를 굳혔다.
이는 중국 정부 전략에 따른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014년 12월 ‘국가지식재산권 전략 심화실시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과학기술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식재산 질적 성장을 골자로 한다.
중국 정부는 이미 자국 경제가 ‘저비용·고성장’에서 ‘고비용·저성장’ 발전 단계에 진입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현재 산업구도를 탈피하기 위해 지재권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새로 발표한 심화 행동계획은 지난 2008년 발표한 ‘국가지식재산권 전략 요강’에서 양적 성장을 꾀한 것에서 나아가 질적 수준 향상과 활용 가치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
지식재산권 금융 서비스 수준제고와 기업의 지식재산 자산관리 강화, 자국 산업 보호 강화는 계획에 새롭게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이번 계획은 지재권 활용을 통한 지식 집약 산업으로의 산업 구조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고부가 산업에 중국 정부 시선이 집중됐다. 기업 지재권 글로벌화를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도 주요 목표다.
실제로 중국의 특허 성장은 ICT 분야 위주로 이뤄진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중국이 해외에 출원한 특허 75.6%가 컴퓨터와 통신, 반도체 등을 포함한 ICT 분야에 쏠렸다. 상위 9개 기술 분야는 △디지털정보전송 △데이터처리시스템 △인터넷·정보전송 △전송시스템 등이다.
지난 2007년부터 지난 2013년까지 7년간 해외에 특허를 많이 출원한 상위 10개 중국 기업 중 8개 기업이 ICT 기업이다. 통신 제조업체 ZTE와 화웨이, 디스플레이·패널 제조업체 BOE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샤오미가 지난 2012년 이전까지 보유한 특허는 35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257건 특허를 출원한 이후 2013년 643건, 2014년 1300건으로 몸집을 키웠다. 향후 2년간 매년 두 배가 넘는 특허를 출원한다는 계획 아래 2015년 예상치는 2000건을 웃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6년 샤오미 특허 출원 건수는 8000건이 된다. 여전히 글로벌 경쟁사에는 한참 뒤지는 수준이다. 그러나 샤오미 특허의 230배 성장세는 5년 만에 이뤄졌다.
공세적 특허 정책을 반영한 샤오미의 성과는 중국 지재권 미래를 가늠케 한다.
중국의 특허 만리장성은 오늘도 견고해지고 있다. 중국 국가지식산권국(SIPO)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중국에 출원된 특허는 8만5784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 특허청에 출원된 특허 1만8929건의 4.5배다.
IP노믹스=양소영기자 sy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