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삼성물산, 1일 출범…JY 체제 확립 신호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이 1일 공식 출범한다. 그룹 내 사실상 지주회사 지위를 확보해 삼성전자와 더불어 그룹 대표 기업 위상을 갖게 됐다.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인데 바이오 분야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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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JY) 체제 개막 신호탄

통합법인 공식 출범과 함께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휘하는 삼성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떠맡게 됐다. 복잡하게 얽혔던 그룹 출자 구조는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을 거치지 않고 직접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에서 공식 직함을 갖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분 16.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삼성전자와 더불어 그룹 전반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각각 5.5%씩 지분을 보유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도 삼성물산을 무대로 영향력 강화에 나선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대표직과 함께 지난 2010년부터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고문으로 일해 왔다. 통합 삼성물산에서도 고문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 패션 부문 경영기획 담당인 이서현 사장도 사업 확대 호기를 노리게 됐다.

◇매출 60조, 세전이익 4조원 목표

삼성물산은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건설과 상사, 패션, 식음료·레저, 바이오 5대 사업을 핵으로 전자·금융과 함께 그룹 내 3대 축으로 형성하게 된다. 삼성물산 사업 부문은 건설·상사·패션·리조트 4개 체제로 운영한다. 덩치가 가장 큰 건설 부문 매출 목표액은 지난해 16조2000억원에서 2020년 23조6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상사 부문과 식음료 부문은 같은 기간 각각 매출 19조원, 10조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심이 가장 쏠리는 분야는 바이오사업이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내세운 신수종사업 가운데 가장 확실한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 부회장 애착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상사 등 기존 사업으로 외형 성장을 달성한다면 바이오는 그동안 삼성물산 약점으로 지적된 성장 정체와 낮은 수익률을 타개할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시밀러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51.2%를 확보하게 된다. 2020년까지 여기서 매출 1조8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비전 아래 투자를 집중한다. 2017년부터 매출을 일으켜 2020년 영업이익률 40%를 달성할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상반기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상장으로 10억달러를 유치해 대대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 부문별 각자 대표로 출범

삼성물산은 1일 합병법인 출범 후 2일 합병법인 이사회를 열어 의장을 선출한다. 최근 주식매수청구권 매수대금 6702억원(1171만여주) 지급을 완료해 합병을 위한 법률적 절차는 매듭지었다. 4일 합병법인 등기가 끝나면 9월 14일 신주를 교부하고 9월 15일 증시에 신주가 상장된다. 사옥은 사업부분별로 3개소로 운영한다. 기존 삼성물산 건설·상사부문은 서초 사옥, 제일모직 건설·리조트 부문은 태평로 옛 삼성본관,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은 도곡동 군인공제회관빌딩으로 이전 입주했다.

건설과 상사, 패션과 리조트 4개 사업 부문을 유지하며 최치훈(건설), 윤주화(패션), 김신(상사), 김봉영(리조트) 사장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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