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목받는 기기는 단연 드론이다. 군사용으로 처음 개발됐지만 상업용 제품이 등장하며 영상촬영, 레저 문화를 바꾸고 있다. 드론 기술은 산업계에도 확산되며 배송, 경비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는 추세다.
중국 드론 제조사 DJI는 드론 보급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점유율 70%가량을 차지했다. 좋은 성능에 저렴한 가격으로 드론을 실생활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창업 후 7년 만에 드론 시장 장악한 DJI
DJI는 지난 2006년 홍콩과학기술대 학생이던 프랭크 왕이 설립했다. 회사는 헬리콥터 제어기술을 연구하다 이후 멀티콥터 제작에 매진했다. 2013년 1월 ‘팬텀’을 출시했다. 창업 7년 만에 내놓은 제품은 전 세계 드론 열풍을 불러왔다.
팬텀은 기존 레저용 무인 항공기와 달리 4개 프로펠러로 비행한다. 헬기와 비슷하던 기존 제품이 조종에 어려움이 컸던 반면에 팬텀은 한 시간가량 연습하면 익숙해질 정도로 쉬웠다. 가격도 기존보다 저렴한 700달러 수준이었다. 복잡한 조립을 거치지 않고도 바로 즐길 수 있는 완제품이란 점도 일반 사용자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팬텀이 레저용으로 각광 받으며 기기에 액션카메라를 달아 찍은 영상도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마추어 영상이지만 마치 방송영상과 같은 느낌에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서 인기를 끌며 드론 관심은 더 높아졌다.
회사는 2014년 1400만화소 독자개발 카메라를 탑재한 ‘팬텀2 비전 플러스’를 공개했다. 진동 영향을 최소화해 누구나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게 했다. 고가 액세서리를 별도로 구매해야 장착할 수 있던 카메라를 기본 탑재한 것은 드론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제품으로 DJI는 레저 시장뿐만 아니라 사진촬영 등 전문영역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DJI는 이달 초 고화질 사진과 영상 촬영에 초점을 둔 ‘팬텀3 스탠더드’까지 여러 모델을 출시하며 드론 시장을 장악해왔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상업용 드론 사용 신청 중 약 70%가 DJI 제품으로 조사됐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5억달러(약 590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갑절로 늘어난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금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구글에 투자한 세쿼이아캐피털이, 지난 5월에는 페이스북에 투자한 액셀파트너스까지 DJI 투자사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아직 상장하지 않은 DJI 기업가치가 100억달러(약 11조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DJI 경쟁력과 전망
DJI가 드론 시장 확대와 동시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경쟁력은 본사가 위치한 중국 선전 특수성과 회사 역량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전은 세계 전자부품과 장비 제조 공장이 몰려있다. 최신 양산 기술이 구현되고 가장 싸게 부품을 조달할 수 있다. 이에 아이디어가 실제 시제품이 되기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절반도 채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환경 속에서 DJI 기술 개발력이 더해지며 성장 시너지를 냈다.
DJI는 앞으로 제조력을 넘어 기술력으로 향후 드론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자체 개발한 고성능 컨트롤러는 이미 다른 드론 제조사 제품에도 탑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DJI에 투자한 액셀파트너스와 공동으로 드론 기술과 서비스에 투자하는 펀드도 설립했다. 전체 투자 금액은 1000만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항공 기술 이외에도 인공지능, 시각센서 등이 투자 대상이다.
회사는 자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이용해 영상을 처리하거나 지도 등을 제작하는 기업,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DJI가 드론 관련 산업 생태계 중심에 있게 하겠다는 목표다.
(자료: 외신취합)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