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인공지능 컴퓨터를 이용한 암 치료법 개발이 시작됐다.
닛케이신문은 IBM과 도쿄대학 의과학연구소가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을 이용해 암 치료법 개발에 나섰다고 30일 전했다. 왓슨을 이용한 의료 연구는 지난해 시작된 북미지역 이외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도쿄대 의과학연구소는 일본인 환자 데이터로 모은 유전자 정보 등을 왓슨 컴퓨터로 분석해 각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같은 종류 암에도 약 효능과 부작용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그동안 암 유전자 변이는 많은 전문의가 방대한 논문과 치료 데이터를 일일이 조사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었다.
IBM과 도쿄대 의과학연구소는 왓슨이 암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데이터 의미를 스스로 해석하고 최적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로 10분 만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목표다.
인공지능은 대량 문서 중에서 기밀 유출과 관련 메일을 찾을 수 있는 등 인간 지능에 보다 가까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스스로 빠르게 읽어낼 수 있다.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었지만 문서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스스로 판단해 추출하는 등 작업은 할 수 없었다.
왓슨은 의학 논문과 약효 등 최신 데이터와 일본 암환자 혈액이나 조직에서 채취한 유전자 데이터를 축적한다. 데이터 처리를 수작업보다 1000배 이상 빠르게 시간을 단축하고 몇 주가 걸릴 작업을 10~20분이면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IBM과 도쿄대 의과학연구소는 이번 연구로 각 인구나 지역마다 특성이 다른 암을 치료하는 데 아시아인에게 더욱 적합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암 진단을 새로 받은 사람은 총 1400만명 정도로 그 중 절반이 아시아인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특히 위암이나 간암 발병확률이 높고 그 수도 증가 추세로 나타난 바 있다.
IBM은 왓슨을 이용한 의료 연구 잠재 수요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료분야 이외에도 인공지능 기술 이용은 늘고 있다. 일본 미즈호 은행 콜센터는 고객 응대 업무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으며 대형 보험사 보험금 지급 평가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발전을 거듭하는 인공지능은 오는 2045년에는 인간 뇌 정보 처리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