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개 국립대학병원 매출(진료수익) 총액은 3조90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늘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총액은 각 1790억원과 1177억원으로 적자를 소폭 줄이는 데 그쳤다.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톱5는 모두 당기순손실 폭이 커졌다. 유일하게 경상대병원이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병원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30일 전자신문이 공공기관 알리오에 등록된 국립대학병원 손익계산서 공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등 11개 국립대학 매출은 모두 증가했고 경상대병원을 제외한 국립대학병원 모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진료수익과 진료비용만으로, 당기순이익은 진료 수익·비용에 진료외 수익·비용과 법인세비용이 더해져 계산했다.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국립대학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이다. 매출 8715억원으로 전년대비 5.3% 늘었다. 영업손실은 419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을 줄였지만 당기순실은 261억원으로 커졌다. 부산대병원이 5275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두 번째로 크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 194억원과 132억원으로 전년보다 확대됐다.
전남대병원은 매출 4979억원, 영업손실 287억원, 당기순손실 113억원으로, 분당서울대병원은 매출 4936억원, 영업손실 172억원, 당기순손실 269억원으로 집계됐다. 경북대병원은 4011억원 매출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각 155억원과 128억원을 나타냈다. 서울대병원·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등 국립대학병원 톱5 모두 매출은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이 늘어난 전형적인 비효율 구조를 보였다.
매출 2899억원을 기록한 충남대병원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적자폭을 각 33.5%와 64.2% 줄이는 데 성공했다. 충북대병원·제주대병원·강원대병원도 모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적자폭을 줄였다. 경상대병원은 전체 국립대학병원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42억원을 기록, 흑자 전환했다. 전북대병원은 1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전년 대비 두 배 늘었다.
국립대학병원이 심각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배경에는 비효율적 진료 지원체계도 한몫한다. 수술 및 진료 자재 구매부터 사용, 폐기가 의료진에 따라 제각각이다. 의료구매대행(GPO)으로 효율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높은 인건비도 원인이다. 최근 발간한 병원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종합병원 의사직 전문의 인건비 비중은 25.1%에 이른다. 레지던트 6.9%, 인턴 1.5%로 총 33.5%인 3분의 1이 인건비에 해당한다. 민간 병원에 준하는 내부 혁신도 요구된다. 병원경영 컨설턴트는 “병원은 민간 기업과 달리 효율 개념이 부족하다”며 “국립대학병원으로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 운영 효율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대학병원 적자에 대해 일각에서는 반대 주장도 있다.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과 국고 보조금·출연금 처리 등 문제가 있는 회계처리방식을 조정하면 11개 국립대학병원 중 4개 병원은 흑자라고 주장했다. 전체적으로 1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 기준에 의하면 경상대병원 외에 강원대병원·서울대병원·충북대병원도 흑자다.
[표]2014년도 국립대학병원 재무 현황(단위:백만원)
자료:알리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