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공공기관이 소프트웨어(SW)사업을 발주할 때 제안요청서에 객관적으로 검증된 적정 기간을 명시해야 한다. 사업 종료시점을 회계연도 종료시점에 맞춰지면서 SW개발 사업이 상반기 말 또는 하반기 초에 집중되던 관행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최근 이 내용을 담은 ‘SW사업 관리감독에 관한 일반기준’을 개정·고시했다. 개정된 고시는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
일반기준은 국가기관이 SW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SW사업을 추진할 때 적용한다. 세부적 요구사항 분석·제시, 공급자 선정·관리, 사업 관리와 산출물 품질 등을 관리·감독하기 위한 절차, 적정 사업기간 산정 기준을 규정한다.
그동안 관급 SW개발사업은 발주준비 기간이 충분치 않아 상당수 사업이 특정 기간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연초 발주기관 정보화 사업계획 수립 이후 준비기간을 거쳐 개발하는 사업은 대부분 5~7월 중 발주된다. 사업 규모와 성격에 관계없이 회계연도 종료시점이 사업 종료 시점으로 책정됐다. 하반기에 정보화 사업이 몰리는 이유다.
조풍연 한국상용SW협회장은 “절대 공수와 기간을 확보 못해 하반기에 인력 부족현상이 발생 한다”며 “과도한 프리랜서 증대와 기술자 피로도 증가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정보화 사업 품질저하 요소로도 작용한다.
개정된 고시는 적정사업기간 산정과 적용대상사업을 명확히 했다. 제도적용 혼란 방지와 제도 준수율 제고를 위해 예외사업을 구체화했다. SW기반구축사업을 ‘HW 또는 상용SW 도입 등 시스템운영환경구축사업’으로 변경했다.
발주자는 SW개발사업 적정 사업기간 산정 기준을 활용해 사업수행에 필요한 적정 사업기간을 산정해야 한다. 적정 사업기간 산정을 위해 산업계·학계·연구계·국가기관 소속공무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해야 한다.
적정기간 산정은 발주자 기초자료를 토대로 위원회가 확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발주자는 ‘기능점수 기반 적정 개발기간 산정표’를 사전에 조사한다. SW사업 규모 산정은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를 준용한다. 전체 개발기간은 명시된 계산식(1인 총 투입기간/투입 인원수)에 따라 산정한다.
위원회는 발주자가 작성한 ‘기능점수(FP) 기반 적정 개발기간 산정표’를 검토해 적정 사업기간을 추정한다. SW개발공정 내용이 포함된 사업계획서, 단년도계약 또는 장기계속계약 등이 포함된 예산신청서, 요구사항이 명시된 제안요청서를 검토해 사업기간을 추정한다. 유사사업 자료를 검토해 사업기간을 추정한다. 이후 SW개발사업 적정 사업기간 위원별 산정서, SW개발사업 적정 사업기간 종합 산정서, 서약서를 작성해 발주자에 제출한다. 발주자는 위원회의 SW개발 사업 적정 사업기간 산정을 근거로 최종 적정 사업기간을 결정한다.
발주자는 적정 사업기간을 산정해 사업을 발주할 때 입찰공고문, 제안요청서 등에 ‘SW개발사업의 적정 사업기간 산정 기준에 따른 사업’을 명시해야 한다. 위원회가 제출한 SW개발사업 적정 사업기간 종합 산정서를 첨부해야 한다.
적정기간 산정으로 하반기 무리한 사업진행 관행은 대폭 사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사업 기간이 늘어나면서 회계연도가 겹치는 시기 예산집행 방안은 명확치 않다. 적정기간이 1년일 경우 사업이 5월에 발주되면 다음해 5월까지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생긴다.
박정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제도적용팀 수석은 “회계연도를 초과해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경우 발주자측은 별도로 다음해 예산을 신청하거나 올해 예산 중 집행하지 못한 부분을 이월할 수 있다”며 “장기계속계약을 통해 늘어난 기간에 대한 사업대가를 보전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 기능점수(FP) 기반 적정 개발기간 산정표>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