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투자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회복을 예상하고 보유한 자금을 설비투자와 인수합병(M&A)에 적극 활용하려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닛케이신문은 일본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성장을 위한 투자에 의욕을 보인 경영자가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닛케이신문이 주요 기업 148개에 설문조사한 결과, 경기 회복을 실감하는 경영자는 전체 90%까지 증가했다. 개인 소비가 소비세 증세 영향에서 회복되는 시기는 전체 응답자 절반이 7월 이후라고 답했다. 10월 이후를 예상한 답변은 19.6% 수준이다.
개인 소비 회복 예상은 올해 초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년을 상회하는 임금 인상이 잇따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지난해 월 1300원엔 수준보다 크게 늘어난 월 4000엔을 올해 인상했다. 히타치제작소 등도 월 3000엔 인상으로 과거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은 경기 확대에 맞춰 성장 기반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설비투자가 53.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지난 3월 조사 결과보다 7% 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이 밖에도 연구개발(R&D) 투자가 40.5%, 인수합병이 34.5%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주주환원이나 직원환원은 각각 19.6%와 10.1%를 차지해 이전 수준을 밑돌았다.
올해 일본 내 설비투자액이 지난해 규모를 초과하는 기업은 전체 43.3%나 됐다. 직전 조사결과보다도 16% 포인트 올랐다.
실제 일본 내 대형 투자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파낙은 일본 공장기계 부품 증산에 대비해 약 1300억엔을 투입했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3260억엔을 설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 주요 기업이 예상하는 적정 엔·달러 환율은 115엔 이상 120엔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41.2%로 가장 많았다. 최근 환율은 1달러에 120엔 초반 수준으로 기업 예상보다 약세다.
하지만 대부분 주요 기업은 엔화 약세에도 투자 등 사업 계획을 그대로 실행에 옮길 것으로 조사됐다. 인수 비용이 늘어난 것과 상관 없이 해외 인수합병 등을 예정대로 검토하겠다는 응답은 80%에 달했다.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다. 해외 생산거점도 전체 66%가 일본으로 이전하지 않겠다고 답해 단기 환율 요인으로 거점을 옮기는 것에 부정적인 경영자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