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 노화로 퇴화 또는 손상된 신체기능을 복원하고, 나아가 향상할 수 있는 생체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생체소재는 인체에 적용해 질병을 치료하거나 손상된 조직, 장기를 대체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재료를 말한다. 삶의 질을 높여주는 대표적 소재기술이라 할 수 있다.
생체소재는 용도에 따라 치료용 재료와 대체용 인공조직으로 구분한다. 재료에 따라 금속, 세라믹, 고분자 및 복합재로 나뉜다.
현재 인공심장을 비롯해 심혈관계, 정형외과 및 성형외과 근골격계, 말초 및 중추신경계, 치과 등 의료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부드러운 특성을 갖는 인체 연조직에는 고분자나 복합재를, 딱딱한 특성을 갖는 인체 경조직에는 세라믹, 금속 등을 사용한다.
이중에서 경조직 적용 생체소재는 성공적인 임상 적용으로 대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치아와 뼈로 대표되는 경조직은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라믹과 금속 등 경조직 생체소재는 높은 기계적 물성이 필요하고, 그만큼 소재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생체소재 연구계는 단순 치료나 회복을 넘어 부작용이 없는 인체 재생 등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경조직 생체소재와 적용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영상 재료연구소 금속재료연구본부 박사가 개발한 ‘국소의치(틀니 지지체)용 합금(Ni-Cr계)’은 인체 유해 물질인 베릴륨(Be)을 제거한 인체친화형 생체소재다.
베릴륨은 분진 상태로 공기 중에 2㎍/㎥ 이상 존재하면 만성폐질환, 작업성 피부질환, 급성 간질성 폐렴, 만성 베릴륨 중독증 등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다.
기존 국소의치용 합금은 얇고 강한 특성을 지녀야하기 때문에 소량 베릴륨을 섞어 만들었다.
나 박사는 베릴륨을 사용하지 않고, 실리콘(Si)과 보론(B), 니오븀(Nb) 등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우수한 주조성과 강도를 지닌 합금 소재를 개발한 것이다.
이 소재 열팽창계수를 치아와 비슷하게 개선하면 치아 충전재료인 인레이(Inlay)와 충치 치료 후 치아에 덧씌우는 보철물 덴탈크라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윤희숙 분말세라믹연구본부 박사는 생체소재기술에 3D프린팅 기술을 접목, 경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3차원 지지체 제조공정을 독자 개발했다. 인체 경조직 주요 성분인 인산칼슘계 세라믹을 소재로 사용하고, 세라믹 소재 공정에 필요한 고온소결 공정을 대신할 수 있는 실온공정 기능을 갖춘 3D 프린터를 만들었다.
윤 박사는 “이 기술과 제품을 이용하면 골재생용 지지체 생물학적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윤 박사는 재생용 지지체 생체 활성을 높여주는 나노기공구조 생체 세라믹 소재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독자적인 세라믹 3D프린팅 실온공정을 이용해 세라믹과 세포를 동시에 프린팅하는 방식으로 다중구조와 기능을 갖춘 3차원 구조체 개발에도 성공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